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메릴랜드주 헤이거스타운 지역 공항에 도착해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하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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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10명 중 7명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대선 출마에 부정적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CBS 방송은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와 함께 지난달 28∼29일 전국 등록 유권자 1130명에게 물은 결과(오차범위 ±4.2%포인트)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72%로, 출마해야 한다(28%)는 응답을 압도했다고 같은 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첫 TV 토론에 나선 지난달 27일 이후 진행된 조사다. 지난 2월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 63%가 바이든 대통령 출마에 부정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응답률이 9%포인트 더 올랐다.
민주당 당원 중에서도 바이든 대통령 출마 반대가 46%였다. 찬성(54%)이 더 많긴 했지만 출마 찬성이 반대를 64% 대 36%로 크게 압도했던 2월 조사 결과와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출마 반대 이유로는 81세인 “그의 나이”가 86%로 가장 많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직무 수행에 필요한 정신건강과 인지력을 갖췄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한 사람도 72%에 달했다.
‘바이든 불출마’ 여론은 친민주당 성향 정치인 내지 바이든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람 사이에서도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 친구이자 오랜 지지자인 작가 제이 파리니는 “조에게, 이제 떠날 시간입니다”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미국 CNN방송에 게재했다.
파리니는 서한에서 “당신과 나는 수십 년 전 우리 집 부엌 식탁에 함께 앉곤 했다. 나는 오랫동안 당신의 지지자였다”며 코로나19 수습, 우크라이나 지원 등을 바이든 대통령의 성과로 꼽으면서도 “이 모든 게 좋지만 이제 당신도 나처럼 노인이다. 우리 몸은 이전처럼 협조적이지 않고 때로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파리니는 “조, 당신은 진정성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당신은 반드시 물러나야 한다”며 “나라와 당을 위해 그렇게 해 달라. 사기꾼이자 협잡꾼인 트럼프가 또 다른 4년 동안 집권할 것이라는 위협은 실존적이다”라고 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 재임기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 기자이자 <분노> <공포> 등 트럼프 행정부와 관련한 저작물을 출판한 언론인 밥 우드워드는 MSNBC 방송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에 대해 “너무 나쁘고 끔찍했다”며 후보 교체 요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토론을 평가하며 “정치적 수소폭탄” “재난” 등 표현을 썼다.
다만 민주당 핵심인사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중도 하차를 명시적으로 요구한 사람은 아직 없다.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고령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민주·캘리포니아)은 CNN과 MSNBC 등에 잇달아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 교체론에 단호히 선을 그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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