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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8 (수)

이슈 세계 금리 흐름

‘트럼프 베팅’ 흔들리는 시장…9월 금리인하설에도 채권금리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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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이틀째인 16일(현지시간)에도 위스콘신주 밀워키 행사장에 등장해 짐 조던 하원의원(오하이오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총상을 입은 오른쪽 귀에 거즈를 착용하고 참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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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총격 피습(지난 13일·현지시각) 이후 글로벌 채권·달러·가상자산 시장에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 베팅 현상이 조금씩 관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 확률 상승에 따른 ‘인플레 지속 및 채권금리 상승’ 전망은 미 연준의 9월 금리인하(채권 금리 하락) 기대감과는 다소 상반되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 전망과 연준 기대감이 교차하며 혼돈스러운 시장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각)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5bp(1bp=0.01%포인트) 상승(전 거래일 연 4.18%→4.23%)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미 국채 금리에 연동해 강세(104.09→104.26)를 나타냈다. 이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한 콘퍼런스에서 “통화정책 시차를 고려했을 때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늦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 9월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높아졌는데도 오히려 채권금리가 상승하는 이상한 흐름이 출현한 것이다. 국제금융센터는 “파월 의장 발언에도 최근 피습 사건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자산(주식·채권·가상자산 등) 투자시장에서 트럼프 당선시 수혜 자산에 베팅하는 ‘트럼프 트레이드’ 이 나타나면서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이것이 달러 강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후보는 감세와 팽창적 재정지출 정책을 추구하고 있는데,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시장 투자자들 사이에 ‘당선 이후 국채 발행 급증’ 전망에 기초한 국채가격 장기하락(채권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모습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도 지난 15일 “트럼프 승리를 가정한 시장참여자들의 금융자산 매매, 즉 ‘트럼프 트레이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미 장기 국채 금리에서 상승 압력이 민감하게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16일(현지시각)에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이 온스당 2467.80달러(종가)로 전거래일보다 1.6% 상승해 이전(5월20일) 고점을 경신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제공 웹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가격도 한 때 6만5천달러를 넘어서며 약 한 달 만에 지난 고점(지난달 18일)을 넘어섰다. 트럼프는 중국산 등 주요 미국시장 수입품에 대한 무역관세 추가 부과를 언급하고 있는터라 당선된다면 수입물가발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를 괴롭힐 거라는 우려에 금의 인플레이션 헷지 기능이 부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또 자신이 과거에 사기라고 규정했던 암호화폐에 대한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꿨다고 여러 차례 말해왔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트럼프 트레이드와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 사이에서 혼돈스러운 모습도 연출하고 있다. 16일 미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42.76(1.85%) 오른 4만954.48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치를 또 갈아치웠다. 1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연 4.16%로, 전일 대비 7bp 급락했다. 지난 6월 미국 소비자물가(전년동월대비 3.0%, 전월 대비 -0.1%) 안정에 따른 연준의 9월 금리인하 개시가 거의 기정사실로 여겨진 것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요컨대 트럼프 당선시 ‘수입관세발 인플레에 따른 고금리 지속’ 우려와 ‘좀더 느슨한 재정정책에 따른 미 국채금리 상승’ 전망이 투자자들 사이에 트럼프 트레이드 베팅을 촉발하고 있지만, 아직은 시장에서 연준의 9월 금리인하 기대감 고조에 따른 주가 급등 및 채권금리 하락 방향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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