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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9 (목)

한동훈 “나경원, 내게 공소 취소 부탁” 羅 “악의적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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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전대 ‘묻지마 폭로전’ 난무

방송토론회서 무차별 의혹 제기

원희룡 “韓 댓글팀, 드루킹 사안”

윤상현 “韓 떳떳하면 특검 받아라”

韓 “야당 편 먹고 공격… 막가는 것”

국민의힘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지지자들 간 몸싸움까지 벌어지며 ‘폭력전대’로 치닫고 있지만, 당대표 후보자들은 폭로전과 사상검증을 주고받으며 ‘증오정치’에 불붙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폭로와 비방으로 얼룩진 토론회가 끝난 후 이어진 마지막 합동연설회에선 타 후보를 향한 지지자들의 비난과 야유가 연설장을 가득 채우며, 후보들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일보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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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일 연이어 두 차례 진행된 ‘당대표 후보 방송 토론회’에선 한동훈 후보를 둘러싼 ‘댓글팀 의혹’을 두고 공방이 한층 거세졌다. 지난 16일 밤 채널A 토론회에서 원희룡 후보는 댓글팀 의혹을 재차 언급하며 ‘드루킹 사건’에 빗댔다. 뒤이은 17일 CBS 토론회에선 “(댓글팀 의혹은) 김경수 지사처럼 징역 2년의 실형을 받을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윤상현 후보도 “떳떳하면 오히려 특검을 한 번 받아서 되치기하는 것은 어떤가”라며 가세했다. 한 후보는 “하다 하다가 (같은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양문석 의원의 논리와 편을 먹고서 같은 당 당대표 후보를 공격하는 것인가”라며 “이거야말로 막가는 것”이라고 거칠게 반발했다.

이날 집중포화를 받은 한 후보는 폭로전으로 맞대응했다. CBS 토론회에서 나경원 후보가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당시 이재명 전 대표를 구속기소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비판하자, 한 후보는 “나 후보가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를 취소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그럴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 그런 식으로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안에 개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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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왼쪽부터),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당대표 후보가 17일 경기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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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나 후보는 2019년 4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 시절, 공수처 설치 및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 처리를 두고 여야 극한 대치 속에서 국회 의안과 등을 점거해 2020년 1월부터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야권에선 곧바로 한 후보의 발언을 두고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청탁’은 수사 대상”이라며 공격을 쏟아냈다.

이에 나 후보는 페이스북에 “해야 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 구분 못 하고 심지어 아주 악의적으로 왜곡까지 해서 보수 진영 전체를 낭떠러지로 내몰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오후에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도 “헌정질서를 바로잡아 달라는 말을 공소 취소 부탁이라 한다”며 “보수 가치에 대한 책임감도, 연대의식도 없는 당대표에게 당을 맡길 수 없다”며 연설 내내 한 후보를 작심 비판했다.

원 후보도 “무차별 총기난사”라며 논란에 가세했다. 오후 연설에선 “한 후보의 입 리스크가 우리 당의 새로운 위험으로 등장했다”고 비판했다. 원 후보는 전날 토론회에서도 정통 보수 당원과 한 후보 사이의 심적 거리를 벌리기에 열중했다. 채널A 토론회에서 원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대한민국 건국일’을 묻는 질문을 시작으로 ‘동성혼 합법화’, ‘차별금지법’ 등 보수 진영에서 반대하는 이슈에 대해 물으며 한 후보를 둘러싼 ‘좌파 프레임’을 강화하려는 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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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야유… 연설회장 응원전 과열 17일 경기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이날은 호남권과 PK(부산·울산·경남), TK(대구·경북), 충청권에 이어 마지막 합동연설회였다. 고양=남제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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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후보들 간의 난타전이 반복되며 이날 연설회장에선 지지자들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과열된 비방이 오갔다. 한 후보 지지자들은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소개될 때 야유를 보내거나 원 후보가 연설할 땐 두 손으로 ‘X’ 표시를 하고 있거나 귀를 막는 모습을 보였다. 원 후보 지지자들도 한 후보를 향해 “배신자”, “총선백서 발간하라” 등을 반복적으로 외쳤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댓글팀 의혹이나 공소 취소 폭로나 야당에 좋은 먹잇감만 던져줬다”며 “다 같이 죽자는 거냐. 전대 이후가 진짜 걱정”이라고 꼬집었다.

김나현 기자, 고양=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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