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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30 (금)

더 어려워진 '나경원-원희룡' 단일화…'한동훈 대세론' 앞 회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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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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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왼쪽부터),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당대표 후보가 17일 경기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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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나경원 당대표 후보의 상승세가 심상찮다. 지난주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친윤계를 등에 업은 원희룡 후보를 앞지르면서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다. 다만 나 후보와 원 후보의 표심을 합쳐도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회의론이 커지면서 단일화 논의는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17일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14~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 후보와 나경원 후보의 양자대결 구도에서는 49.4%가 한 후보를, 24.8%가 나 후보를 지지했다. 한 후보와 원희룡 후보의 대결을 가정하면 각각 52.8%, 18.6%였다.

한 후보를 상대로 맞붙었을 때 나 후보가 원 후보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조사 대상을 좁히면 차이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후보와 나 후보의 양자대결에서 한 후보는 70.3%, 나 후보는 21.7%였다. 한 후보와 원 후보의 양자대결에선 한 후보 71.7%, 원 후보 21.0%로 나타났다.

당초 원 후보가 단일화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취했고 나 후보는 선을 그었는데, 최근 입장이 교묘하게 뒤바뀌었다. 나 후보가 우세한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면서 우회적으로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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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경기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24.07.17.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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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후보는 전날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아직 '한동훈의 시간'이 절대 아니다"라며 "원희룡 후보의 황당하기 짝이 없는 헛발질 마타도우, 구태한 네거티브가 기름을 얹었다. 지금 한동훈 캠프 수석 응원단장이 바로 원희룡 후보"라고 했다. 두 후보를 동시에 비판하면서, 한 후보를 상대할 적임자는 자신이란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 후보는 "원 후보는 절대로 한 후보를 이길 수 없다"고 사실상 단일화를 압박했다.

문제는 나경원·원희룡 후보 양측이 단일화를 해도 시너지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된다는 점이다. 두 후보는 비(非)한동훈이지만, TV토론 등 선거전 과정에서 이미 다양한 이견과 갈등을 노출했다. 누구 한 명이 사퇴하고 나머지 한 명을 지지선언 해도 표심이 100% 흡수하리란 보장이 없다.

무엇보다 '한동훈 대세론'이 갈수록 공고화되면서 두 후보의 지지율을 합쳐도 결선에 갈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여론조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한 후보의 지지율은 대체로 50~60%대를 넘나들며 과반을 넘기는 추세다.

이날 뉴시스-에이스리서치 조사에서 표심 이동을 분석한 결과 '나경원 대 한동훈' 구도의 경우 원 후보가 당 대표로 적합하다고 답한 층에서 나 후보로의 유입이 58.3%, 한 후보로의 유입이 18.5%로 집계됐다. '원희룡 대 한동훈' 구도에서는 나 후보의 지지층 가운데 32.6%가 한 후보로 유입됐다. 원 후보로의 유입은 24.8%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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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7일 경기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4.7.17/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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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원희룡 두 후보가 단일화를 할 경우 상당부분 한 후보로 표심이 유출될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다만 나 후보로 단일화하는 것이 원 후보로 단일화하는 경우보다 표심 유출이 덜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다양한 이유로 현재 나경원·원희룡 캠프는 모두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다. 우선 23일 전당대회까지 단일화 없이 각개전투를 하는 것이 비 한동훈 파이를 키우는 데 유리하다고 보는 것이다. 친윤 세력의 지원을 받고 있는 원 후보로서는 섣불리 중도 사퇴하기도 어렵다.

더 빨리 단일화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경원·원희룡 후보가 일찍 단일화를 했다면 30% 수준까지 끌어올린 뒤 양강 구도를 만들기가 더 용이했을 텐데 이미 늦었다는 것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지금 1강 대 2중인데, 단일화를 했다면 양강 구도로 재편될 수도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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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운데)가 17일 경기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를 마치고 나서며 장동혁, 진종오, 박정훈, 배현진 후보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7.17/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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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가 1차투표 전 사퇴 없는 '단일화 선언'을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23일 1차투표 이전에 양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때 연대하겠다고 단일화 선언을 하면 1차에서 한 후보로 표가 쏠리는 현상을 최대한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단일화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우리 정치사에서 노무현과 정몽준, 안철수와 박원순 단일화 외에 성공한 케이스가 없다"며 "설사 한다고 해도 3위 표심의 60~70% 표심만 흡수해도 성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전날 SBS라디오에서 "1등 후보가 결선투표를 가더라도 43%를 넘으면 잘 안 뒤집어진다"며 "한동훈 위원장이 (1차투표에서) 40~43% 사이면 결선에서 뒤집어질 가능성이 큰데 43%, 45%를 넘으면 (2위가) 역전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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