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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5대금융, 상반기 순이익 11조 '역대급'...올해 20조 넘어설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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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 기자]
이코노믹리뷰

5대금융그룹. 사진 =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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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지주가 지난 2분기 6조원 넘는 순이익을 거뒀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5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합계가 11조원을 웃돈다. 분기, 상반기 두 기준 모두 사상 최대치다.

가계와 기업 대출 모두 수요가 늘며 이자이익이 25조원을 넘어섰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비용에 따른 손실 충격에서 벗어난 가운데 비이자이익이 늘어났고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도 성장했다.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경우 올해 5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합계가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7일 5대 금융지주의 2분기 경영실적 현황 집계(잠정 실적)에 따르면 이 기간 이들 5개사의 순이익은 6조22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5조398억원) 대비 1조1868억원(23.5%)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주사 별로 살펴보면 2분기 KB금융지주(1조7324억원)의 순이익이 가장 컸고, 신한금융지주(1조4255억원), 농협금융지주(1조1026억원), 하나금융지주(1조347억원), 우리금융지주(9314억원)가 뒤를 이었다. KB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는 분기 기준으로 최대 실적을 냈다. 신한금융지주도 일회성 비용을 뺀 경상 기준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을 경신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6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 기록했다.

상반기 순이익 규모를 살펴보면, 하나금융지주는 2조원대를 기록한 KB금융지주(2조7700억원), 신한금융지주(2조7470억원)에 이은 3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우리금융지주(1조7554억원) NH농협금융지주(1조7538억원)가 1조7000억원대 순이익에서 불과 수십억원 차이로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였다.

안정적 이자이익...비은행 부문 수익성도 뒷받침

금융지주사들의 호실적의 원동력은 우선 주력 자회사인 은행의 이자이익이 안정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5대 금융그룹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25조114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4조536억원)에 비해 4.4% 늘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5대 금융지주사들의 이자이익 합계는 12조5235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3069억 원) 대비 1.8% 증가했다. KB금융지주(3조2062억원)가 제일 많았고, 신한금융(2조8218억원), 우리금융(2조1970억원), 하나금융(2조1610억원), 농협금융(2조1375억원)순이었다.

비이자이익이 늘고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된 점도 최대 실적을 이끌어낸 주요한 동력이 됐다. 자산관리(WM)를 비롯해 해외 투자은행(IB), 카드·증권 수수료 등 다양한 부문에서 성과가 났다.

우리금융지주는 그룹 전체 비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45.1%나 급증했다. 신한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 역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신한금융지주 측은 "우호적인 시장 환경 속에서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비이자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는 기업금융과 퇴직연금, 신용카드 등의 수수료 사업 성장세를 기반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하나금융지주의 상반기 수수료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6% 급증한 1조328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는 비은행 사업 부문이 경쟁 금융지주사보다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약점을 수수료 사업 성장세로 만회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최근 자회사 하나생명이 2000억원의 증자를 실시하는 등 향후 비은행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이자이익, 수수료이익, 비은행 사업 이익 등에서의 균형 있는 성장을 속도감 있게 이뤄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5대 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상반기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뤄낸 곳들을 살펴보면, KB금융지주 내 KB증권이 상반기 376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2016년 인수된 후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순이익이 278.6%나 뛰었다.

카드사들도 수수료 순이익이 크게 늘면서 약진했다. 신한카드, 하나카드는 반기 순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2.4%, 60.7% 증가했다.

신한·우리 "주주환원율 50%로 올리겠다"...밸류업 발표 잇따라

실적 발표와 함께 금융 지주사들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등 주주환원 정책도 내놨다.

신한금융지주 2분기 주당 540원의 배당과 함께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주당 현금 배당액과 전체 배당 규모를 해마다 늘리고 자사주 5000만주를 소각해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현금배당액·자사주 매입액/당기순이익)을 50%까지 높이기로 했다.

은행 지주회사 중 가장 처음으로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우리금융지주는 중장기 밸류업 목표를 '보통주자본비율 기반 주주환원 역량제고'로 설정했다. 우리금융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보통주 자본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를 각각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 중 총주주환원율의 경우 보통주 자본비율 12.5~13.0% 구간에서는 40%까지, 13.0% 초과 구간에서는 5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보통주 자본비율은 2024년까지 12.5%를 달성할 계획이다.

KB금융지주는 2분기 배당금을 주당 791원으로 결의하고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을 확정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주당 600원의 분기배당을 결정했다.

한편 금융지주사들의 이같은 호실적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대출 성장세가 하반기 들어 둔화하더라도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크게 줄어들 정도는 아닐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5대 금융지주사들의 연간 순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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