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30 (토)

이슈 오늘의 미디어 시장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 결국 베일 속…野 “졸속처리” 與 “탄핵압박이 원인” (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디지털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가 이른바 ‘방송장악 청문회’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은 여전히 ‘깜깜이’다. 방통위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위원장 직무대행(부위원장)이 각자의 사유를 들어 구체적인 발언을 거부하면서다.

이 가운데 방통위의 이사 선임 과정을 두고 야당은 ‘졸속 처리’라고 비판한 반면, 여당은 야당의 탄핵 압박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옹호했다.

국회 과방위는 14일 '불법적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청문회'를 열었다. 이 위원장과 김 직무대행이 임명된 첫날인 지난달 31일 2인체제 하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KBS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등 총 13명을 선임한 것과 관련해 적절성을 검토하기 위함이다.

앞서 이 위원장과 김 직무대행은 취임 당일인 지난 7월 31일 방문진과 KBS 이사 선임안을 의결했다. 약 1시간40분 동안 진행된 회의에서 KBS 이사회 이사 후보자 53명 중 7명을,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후보자 31명 중 6명을 선정했다.

이에 야당은 이날 방통위가 면접과 토론 등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필요한 과정을 생략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방통위는 7~8차례 반복된 투표를 통해 후보자를 걸러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훈기 위원(더불어민주당)은 “(이사 후보자) 한 명당 1분도 안 되는 시간이 걸렸다는 것인데 김 부위원장과 이 위원장 두 명이 (심의없이) 1인 20표씩 7~8차례 투표만 했다는 것이냐”라고 말했다.

또 한민수 위원(더불어민주당)은 “2명의 상임위원이 7~8차례 반복된 투표를 통해 KBS·MBC 이사 후보자 84명 가운데 같은 사람을 적어낼 확률이 얼마나되냐”라며 “상당히 부적절하고 명단 자체가 외부에서 왔다고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취임 당일 공영방송 이사 선임이 꼭 필요했는지, 당위성을 묻는 질의도 이어졌다. 이준석 위원(개혁신당)은 “취임 첫날 방통위 업무를 숙지하기도 전 공영방송 이사를 선임해야할 이유가 있었냐”고 물었고, 김 부위원장은 “기관 구성을 위해 필요한 현안으로, 빨리 처리해야 했다”고 답했다.

여당은 야당의 탄핵 압박으로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빠르게 처리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반발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새로운미래·기본소득당 등 6개 야당은 이진숙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고 의결했다. 야당이 방통위 관련 탄핵안을 제출한 것은 이동관·김홍일 전 방통위원장과 이상인 전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에 이어 네 번째다.

박충권 위원(국민의힘)은 “야당이 (이사 선임 과정을 두고) 졸속 처리라고 비판하는데 이사 선임 과정에서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공영방송 이사진을 선임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라며 “결국 탄핵 압박이 이러한 상황을 조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작 이 위원장과 김 직무대행은 구체적인 선임 과정에 대해 말을 아꼈다. 관련된 질의에 김 직무대행은 “답변할 권한이 없다” 이 위원장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심판 중이라 제 직무와 관련해서는 답하지 않겠다”라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이 위원장은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의결되면서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다만 이 위원장은 '누군가의 오더(지시)로 형식적 투표를 한 것 아니냐'고 야당 위원들이 지적하자, "누가 오더했다는 말은 굉장히 모욕적이다"라며 반발했다.

이 가운데 국회 과방위는 김 직무대행을 증언 거부를 이유로 고발하기로 했다. 김 직무대행이 "답변할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한 데 따른 것이다. 여당 위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정당한 이유 없이 증언을 거부한 증인 김태규 직무대행을 국회 증언 감정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고발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고발 건을 표결에 부쳐 11대 5로 가결됐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