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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앉아서 토론” 제안?… 단신 해리스, 트럼프와 ‘투샷’ 부담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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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트럼프 캠프, 토론 규칙 놓고 논란

트럼프 측 “착석 형식 요구해”… 해리스 측은 부인

NYT “해리스, 당선시 역대 최단신 대통령”

‘스트롱맨’ 이미지 강한 트럼프, 과거 키 공격으로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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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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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 토론을 앞두고 양측이 세부 규칙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트럼프 캠프의 제이슨 밀러 선임 보좌관은 26일 “해리스 측이 좌담 형식과 모두 발언을 요구했다”고 언론에 밝혔는데, 해리스 캠프는 “그런 적이 없다”며 곧바로 이를 부인했다. 미국 대선을 보면 1960년 존 F. 케네디 대 리처드 닉슨, 1984년 조지 H. W. 부시 대 제럴딘 페라로(부통령 후보) 등 역대 일부 사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TV토론이 두 후보가 서 있는 상태로 진행됐다. 해리스 측이 부인하며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착석 여부에 관한 얘기가 오갔을 거라 볼만한 합리적인 근거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 ‘해리스에 관해 알아야 할 22가지 토막 상식’이란 기사에서 “당선될 경우 해리스는 (미국의 4대 대통령인) 제임스 매디슨(1751~1836)과 더불어 가장 키가 작은 대통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NYT가 밝힌 해리스의 키는 5피트 4인치로 약 162.56cm 정도 된다. 이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018년 밝힌 미국 여성의 평균 키와 정확히 일치한다. 절대 작은 키라고는 할 수 없지만 문제는 해리스가 마주봐야 할 트럼프가 6피트 3인치, 190cm가 넘는 거구(巨軀)라는 점이다. 극명하게 대비되는 ‘투샷’이 해리스 입장에선 좋을 게 없는 것이다.

해리스가 과거 본인의 키에 대해 발끈했던 전례도 있다. 올해 1월 케이티 쿠릭은 해리스를 인터뷰하며 “내가 왜 당신이 훨씬 더 크다고 생각했을까요?” “최근에서야 키가 5피트 2인치(약 157.48cm) 밖에 되지 않는 다는 걸 알았다”라고 했다. 그러자 해리스는 단호한 어조로 “그건 절대 틀린 말”이라며 “키가 5피트 4인치(약 162.56cm)고, 항상 신는 하이힐을 신으면 5피트 7인치(약 170.18cm)가 넘어간다”고 했다. 쿠릭이 “위키피디아(인터넷 백과사전)가 틀렸으니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하자 해리스는 “완전히 틀렸다” “그들은 우리를 모든 면에서 더 작게 만들고 싶어 한다”고 했다. 해리스는 공식 석상에서 10cm 안팎의 하이힐을 신은 모습이 종종 언론 카메라에 잡혔고, 그 외엔 척 테일러 컨버스 스니커즈도 즐겨신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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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배우자인 더글러스 엠호프.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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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들이 신장을 놓고 후보의 우열을 가리지는 않지만 이미지 형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해리스가 최근 한 달간 ‘허니문 효과’를 누리며 주요 여론조사에서 약진하는 것과는 별개로, ‘누가 더 스트롱맨인가’를 물었을 땐 트럼프를 꼽는 응답이 여전히 더 많다. 이달 8~15일 NYT와 시에나대가 선벨트(sun belt·남부 지역) 경합주 4곳에서 실시한 조사를 보면 트럼프가 ‘강력한 지도자(strong leader)’란 응답은 58%인 반면, 해리스가 그렇단 응답은 8% 포인트 낮은 50%에 그쳤다. 트럼프는 2016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자신보다 키가 작았던 경쟁자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리틀 루비오’로 프레이밍해 효과적으로 요리한 적이 있다. 트럼프가 최근 해리스의 인종 정체성 등을 문제 삼고 있는 가운데, 토론 중 있을지도 모르는 즉흥적인 기행·막말 등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도 해리스가 직면한 도전 과제 중 하나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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