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회사 사건으로 상당히 시끄러운 상황에서 어떻게 든 이 이슈를 관리해 보기 위해 대응을 전담해 줄 대행사를 선정하려고 합니다. 일단 롱리스트를 뽑아서 쇼트리스트를 추렸고요. 경쟁 비딩 방식으로 하나의 대행사를 선정하려고 하는데요. 전문가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부정이슈가 이미 발발하여 떠들썩 한 가운데, 관리를 대행할 대행사를 공개 비딩을 거쳐 선정하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단 기업 내부에서 그런 사무 행정적인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그 상황은 중대한 부정이슈 상황은 일단 아닌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집이 불에 타고 있는데, 소방수 역할을 할 사람들을 뽑는다는 공고를 내는 셈이니까요.
그럼에도 그런 절차를 밟는다면, 대부분은 이미 상당부분 이슈 진척이 되어 버린 경우일 것입니다. 물론 이슈발생부터 현재까지의 대응활동이 내부 평가상 그리 이상적이지 않았다는 판단이 있기도 할 것입니다. 즉, 이미 절반 이상 잿더미가 돼 버린 불타는 집을 두고, 사람을 모집한다는 것은 화재 대응 보다는 이후 잿더미를 치우거나, 새로운 집을 건축하기 위한 역할을 원하는 것이 되겠지요.
일부 기업은 이슈관리를 위해 대행사를 선정할 때, 경쟁 비딩 보다는 인적 네트워크에 의한 비밀 위임을 합니다. 경쟁 비딩 과정에서 부정이슈 관련 정보가 불필요하게 오픈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워 하는 것이지요.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은 당연하고요. 그래서 대부분은 전 과정에서 비밀준수를 통한 수면하 위임 진행을 주로 합니다. 이 정도 업무는 상대적으로 신속히 끝낼 수 있어서 시간 제약을 많이 받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슈가 발생한 시점에 대행사를 선정하는 행위는 일단 적절한 대응 타이밍은 놓쳤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무리 전문가 그룹을 조인 시켰다 해도, 해당 이슈에 관련한 내외부 상황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데에는 물리적 시간이 소모됩니다. 급한 작은 불은 함께 끌 수 있을지 몰라도, 전반적으로 큰 불을 잡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결과는 대행사 품질에 대한 원인 보다는, 현실적 제약이 주된 원인입니다. 어떤 기업과 대행사도 그런 제약을 극복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정 이슈가 발발하고 나서 알려지는 대행사 선정 시도들은 대부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단 급해서 인력의 지원을 보강하는 데 의미를 둔다면 모르겠습니다. 불을 끄는 일손이 모자라 더 여러 사람과 양동이를 준비하는 것은 좋은 시도입니다.
하지만, 더 많은 인력과 양동이를 준비해서, 어디부터 불을 어떻게 끌 것인지 미처 결정되지 않았다면, 인력과 양동이 보강의 의미는 반감됩니다. 새로 강화된 인력이 불이 난 집을 살피고 들여다보는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기존 불을 끄고 있던 집 가족과의 협력에 문제가 있거나, 집주인으로부터 제대로 된 지시사항을 전달받지 못해 양동이에 물만 채우고 있거나 한다면 그 대응 결과는 뻔한 것이 되겠지요. 그래서 미국 카우보이들에게는 "제대로 된 카우보이는 달리는 말에 올라타려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큰 의미지요.
<저작권자 Copyright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