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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역대 가장 피비린내 나는 한해”... 외국인 100명 이상 처형한 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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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오일 펌프 잭 미니어처 모델 뒤로 비치는 사우디아라비아 국기.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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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들어 외국인 100명 이상을 처형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 남서부 나즈란 지역에서 마약 밀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예맨인이 처형됐다고 16일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22년 마약사범에 대해 3년간 유예해온 사형집행을 재개했고, 올해는 마약 관련 범죄가 늘면서 사형집행 건수도 늘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에 따라 올 한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형된 외국인의 수는 101명으로 늘었다. 유럽-사우디 인권 기구(ESOHR)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연간 외국인 처형 건수는 올해가 역대 최고라고 밝혔다. 이는 2023년과 2022년 외국인 처형 건수가 각각 34명이었던 것에 비해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올해 처형된 외국인의 국적별 현황을 보면 파키스탄 21명, 예멘 20명, 시리아 14명, 나이지리아 10명, 이집트 9명, 요르단 8명, 에티오피아 7명이다. 수단, 인도, 아프가니스탄이 각각 3명, 스리랑카, 에리트레아, 필리핀이 각각 1명이다.

올해 전체 사형 집행 건수는 274건으로 이는 종전 최고치를 기록한 1995년(192건)과 2022년(196건)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마약 관련 범죄에 대한 사형이 92건이며 이 중 69건이 외국인에 대한 처형이었다.

외국인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받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왔다. 타하 알-하지 ESOHR 법률책임자는 “외국인들이 가장 취약한 집단”이라며 “이들은 주요 마약상들의 피해자일 뿐만 아니라 체포 순간부터 처형 때까지 일련의 위반 행위를 당한다”고 말했다. 중동 사형제도 반대 운동을 이끄는 비정부기구 ‘집행유예(Reprieve)’ 관계자는 “지속적인 마약범 검거가 폭력의 악순환을 만든다”며 “올해 전체 사형집행 건수가 300건을 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사형 제도로 끊임없이 비난을 받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인권단체들은 당국이 사형 제도를 남용하고 있으며, 국제 관광객과 투자자를 유치하고 폐쇄적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노력과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앰네스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2023년 기준 중국, 이란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수감자를 처형했다.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는 2022년 ‘더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살인이나 다수의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사형제를 폐지했다고 밝혔지만, 현재의 처형 추세는 이러한 발언과 상반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통적으로 사형수를 참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공식 성명에서는 처형 방법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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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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