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올해 말 해군에 인도 예정인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1번함 '정조대왕함'의 시운전 모습. 사진 HD현대중공업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차세대 이지스구축함인 정조대왕함이 내주 해군에 인도된다. 정조대왕함은 북한 탄도미사일 탐지·추적만 가능했던 기존 세종대왕급과 달리 요격까지 가능해 '해군의 주먹'이라 불리는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이다.

20일 군에 따르면 오는 27일 울산시 HD현대중공업에서 '정조대왕함(DDG-995)'의 인도·인수식이 진행된다. 정조대왕함은 2022년 7월 진수 이후 방위사업청과 건조업체인 HD현대중공업의 시운전 등 기본 성능 검증 절차를 거쳤다.

해군은 내달 초 취역식을 열어 함정이 해군에 왔음을 알리고, 이후 약 1년간 모든 분야에 대한 시험을 거치는 전력화 작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정조대왕함이 취역하면 기존 7600t급 세종대왕급 구축함 '세종대왕함' '율곡이이함' '서애류성룡함'에 이어 우리 해군의 네번째 이지스 구축함이 된다.

정조대왕함은 경하배수량 8200t으로 해군이 보유한 구축함 가운데 배수량이 가장 크지만, 최대 속력은 시속 30노트(약 55㎞/h)에 달한다. 군 안팎에선 정조대왕급 구축함에 탑재되는 각종 전투·이지스 체계 등이 미 해군이 운용하는 이지스 구축함과 동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은 탄도미사일 궤적의 중간·종말 단계를 방어할 수 있는 함대공미사일인 SM-3와 SM-6가 탑재된다는 점이다.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이 만든 SM-3 블록Ⅰ은 고도 500여㎞에서 날아오는 적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으며, 사거리는 약 700㎞에 달한다. 또 SM-3 블록ⅡA형의 경우에는 요격 고도가 1000㎞를 넘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요격이 가능하다. 레이시온이 만든 SM-6는 최대 34㎞ 고도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으며, 사거리는 240~460㎞ 정도다.

이로 인해 기존 세종대왕급(7600t) 이지스 구축함이 탄도미사일 '탐지·추적'만 가능했던 것과 달리 정조대왕함은 '탐지·추적·요격'이 모두 가능하다. 기존 이지스함에 탑재된 함대공미사일 SM-2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으며, 사거리는 170㎞ 정도다.

군은 정조대왕함 취역으로 한반도 '전구 방어'(theatre defense)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 탄도미사일을 한반도 작전 해역 어디에서든, 더 높은 고도에서 요격할 기회가 생긴다는 얘기다. 군 관계자는 "정조대왕함 전력화는 미사일 방어망 강화를 통해 대북 억지력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