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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7조 실탄' 필요한 롯데백화점, 실적 부진 점포 '대수술'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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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센텀점 매각 자문사 선정...매출 50위 이하 점포 추가 유동화 주목
2030년까지 미래형 쇼핑몰 사업 7조원 투자 계획...자금 조달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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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전경. /사진제공=롯데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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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그룹 전반에 걸친 자산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유통 계열사 롯데쇼핑이 매출이 부진한 지방 백화점 점포에 대한 매각, 재임대 등 자산 유동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25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3월 주주를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에서 "비효율 점포는 수익성, 성장성, 미래 가치 등을 분석해 전대, 계약 해지, 재개발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최적의 리포지셔닝(repositioning) 방식을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우선 부산 센텀시티점 매각을 저울질한다. 최근 상업용 건물 자산관리 전문 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를 매각 자문사로 선정했다. 매각 가격은 2000억~3000억원대로 예상된다.

2007년 오픈한 센텀시티점은 해외 명품 브랜드를 다수 입점시키며 고급 백화점 입지를 강화했으나 2009년 바로 옆에 국내 최대 규모인 신세계 센텀시티점이 들어선 이후 주도권을 내줬다. 한때 연 매출 3000억원이 넘었던 센텀시티점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635억원에 그쳤다. 롯데백화점 전국 32개 점포 중 매출 순위가 29위로 쳐져 있다.

올해 상반기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 50위 이하 하위권에 롯데백화점 매장은 13곳 있다. 이 중 대구점(-7.8%) 구리점(-2.6%) 일산점(-5.5%) 안산점(-2.2%) 포항점(-2.8%) 분당점(-6.9%) 미아점(-1.1%) 건대스타시티점(-1.8%) 센텀시티점(-5.3%) 상인점(-3.4%) 관악점(-4.4%) 등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이 줄었다. 매출 최하위인 롯데 마산점은 지난 6월 폐점했다.

업계에선 이번 센텀시티점 매각 추진이 롯데백화점 지방 점포 추가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롯데백화점은 오래전부터 일부 점포를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형태로 운영 중이다. 2010년 분당점(이지스자산운용)을 시작으로 2014년에는 일산점, 상인점(KB자산운용) 포항점, 동래점(캡스톤자산운용) 총 4개점을 매각 후 재임차했다. 2019년 이후에는 롯데리츠를 통해 창원점, 구리점, 강남점, 광주점 등 총 약 10개 점포를 매각 후 재임대하며 자산 유동화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국내외 핵심 점포 리뉴얼 및 해외사업 확장에 투자해왔다.

롯데쇼핑은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분당 물류센터, 안산 공장 등 8개 비영업 유휴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해당 유휴자산 가치는 약 5000억원대로 추정되는데, 아직 팔린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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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이사가 지난 10월 말 기자 간담회에서 롯데백화점 쇼핑몰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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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자산 유동화는 신사업으로 키우는 '미래형 쇼핑몰' 투자 자금과도 연결돼 있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이사는 지난달 말 '롯데백화점 비전 2030'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까지 7조원을 투자해 전국에 13곳의 쇼핑몰을 운영하고 6조6000억원대 매출을 거둬 업계 1위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정 사장은 7조원 자금조달 계획과 관련 "현재 보유한 자금과 매년 만들어내는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등을 고려하면 적정 부채비율 내에서 충분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 기준 1조6143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다. 최근 3년간 2021년(2076억원) 2022년(3862억원) 2023년(5084억원) 1조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냈고, 올해에도 5000억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그런데도 2030년까지 연평균 1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선 금융권 차입 외에도 비효율 점포 구조조정을 통한 자금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은 MD 강화, 복합개발을 통한 자산 밸류업,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며 현재 결정된 사안은 없다"며 "센텀시티점 외에 점포 유동화도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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