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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오빠, 보고 싶어”…SNS 연애사기로 122억 뜯은 韓中합작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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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26일 '한중합작 로맨스 스캠 범죄조직'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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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외국인 여성을 사칭하며 소셜미디어(SNS)로 접근해 연애 감정을 일으킨 뒤 허위 사이트 가상자산 투자 등을 유도해 8개월간 122억원을 뜯어낸 한중 합작 범죄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범죄단체 가입·활동 등 혐의로 한국인 모집 총책 20대 A씨와 중국인 관리 총책 30대 B씨 등 12명을 구속 송치하고 공범 8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한국에서 20∼30대 조직원을 모집해 캄보디아와 라오스로 데려간 뒤 이성에게 호감을 얻어 돈만 가로채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연애사기)’ 수법으로 84명으로부터 모두 122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캄보디아에 ‘로맨스 스캠’ 조직을, 라오스에 ‘자금세탁세탁’ 조직을 두고 SNS 프로필에 한국계 외국인 여성 사진을 올리고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일주일 이상 일상적 대화 등을 호감을 얻은 뒤 자신들이 만든 허위 사이트 회원으로 가입시켜 가상자산이나 금 선물거래, 온라인 쇼핑몰 사업 등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수법을 썼다.

피해자들은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20억원까지 투자해 돈을 뜯겼다. 경찰은 “20∼7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한 피해자들은 대부분 남성으로 현재까지 피해가 확인된 사람만 84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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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합작 로맨스 스캠 범죄조직'이 한국계 외국인 여성을 사칭하며 SNS에 올린 사진./부산경찰청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사기 금액에 따라 보너스 지급과 벌금 부과, 승진 등 인사고과를 조직원에게 적용하며 캄보디아, 라오스 현지에서 비밀리에 조직을 운영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은 이처럼 뜯어낸 돈을 현지 호텔이나 클럽 등에서 유흥비로 탕진하며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며 “지난 1월 하루 최대 사기 금액 10억원을 달성했을 때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이를 기념하는 폭죽 파티를 벌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4월 피해 신고로 수사에 착수해 이들 일당 20명을 붙잡았고, 현재 계좌 추적을 하는 한편 해외에 체류 중인 중국인 총책 등 6명을 인터폴 수배를 해 추적 중이다.

[박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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