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해임·내각총사퇴는 공감…친윤 '탈당 안돼', 친한 '거부시 출당'
친한·비윤 일부만 '탄핵 불가피론' 거론…당 주류·지도부는 신중론
최고위원회의 참석하는 한동훈 대표 |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안채원 김치연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이 4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사태의 후속 대응 방향을 놓고 내부 격론을 벌이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의 탈당과 내각 총사퇴, 계엄 건의를 한 것으로 알려진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해임 등 세 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이중 내각 총사퇴와 김 장관 해임에 대해서는 의원들이 대체로 공감대를 이뤘지만, 윤 대통령 탈당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권성동·김석기 등 친윤(친윤석열)계 중진 의원들은 현시점에서 대통령의 탈당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대통령의 탈당은 임기 말 국면 전환이나 선거를 위한 전략적 카드로 활용해야 하는데, 임기가 절반이나 남은 상황에서의 탈당은 국정 동력만 떨어뜨려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친한(친한동훈)계 일부 의원들은 한 대표 제안에 찬성하며 '대통령과 잡은 손을 놓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 위주의 21명의 수도권·강원 지역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은 국민의힘을 탈당해달라"며 "탈당을 거부한다면 당 지도부는 대통령을 윤리위에 회부하고 출당 조치해달라"고 밝혔다.
내각 총사퇴에 대해서도 '야당이 국무위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협조해주지 않을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총사퇴는 사실상 대통령 하야와 다름없는 것 아니냐'며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요구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중진 의원들 중심으로 제기됐다고 한다.
친한계와 비윤(비윤석열)계 일각에서는 야당이 주도하는 윤 대통령 탄핵에 동조할 수 있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야당이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의 성사 여부는 '개헌·탄핵 저지선'을 확보한 국민의힘 입장에 달렸다.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 요건은 재적의원의 3분의 2(200명) 이상 찬성인데, 야당만으로는 192석으로 이에 못 미친다.
우재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2004년 당시 국회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결의했으나 결국 헌법재판소가 탄핵 심판청구 사건을 기각했던 사례를 거론하며 "이번에도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는 개헌이라는 국민의 심판을 받아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경태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 절차 추진 가능성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본다"고 했고, 김상욱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탄핵에 대한 논의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을 겨냥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질서 있게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다만 현재까지 당 지도부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추진에 신중한 기류가 읽힌다.
당 지도부의 신중한 입장은 '박근혜 탄핵 트라우마'와 무관치 않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일부 세력이 동조함으로써 정권을 내주고, 보수 진영의 분열과 궤멸로 이어졌다는 인식이다.
이날 비상 의총에서도 윤 대통령의 탄핵 또는 자진사퇴는 막아야 한다는 데 의원들 사이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복심으로 불리는 유영하 의원은 물론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찬성 입장을 밝혔던 주호영·권성동·나경원·이만희 의원 등도 공개 발언을 통해 탄핵 신중론을 펼쳤다고 한다.
야당에 동조해 윤 대통령이 탄핵당할 경우 조기 대선이 치러지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덮고 차기 대권을 잡게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가 이날 새벽께 이뤄진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불참한 것을 두고 친한계 사이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당시 본회의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국회 본관 내 원내대표실에 머물렀던 원내지도부는 한 대표 측의 거듭된 표결 참여 요청에도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와 관련 추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 의총 시작에 앞서 "내 거취는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안다. 관련해서는 거론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chaewo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