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로 나토 남쪽측면 견제하고 아프리카 진출하려던 계획 무위
동맹에 대한 러시아의 이미지 실추하고 신뢰도 하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러시아 소치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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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시리아를 철권통치로 다스렸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진 건 러시아의 전략적·정치적 패배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8일 자(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시리아 내 전략적 군사 기반을 유지하려고 했던 러시아의 노력이 위기에 빠졌다며 이같이 전했다.
2011년 '아랍의 봄' 물결로 시리아에서도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가 빈발하자 러시아는 아사드 독재 정권을 지키기 위해 2015년부터 아사드의 편에 섰다.
아사드의 실각을 방지하기 위해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것이다.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군사 기지를 확보하고 이를 지중해와 홍해에서 군사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푸틴은 옛 소련 국가들에 새 민주주의를 탄생시킨 이른바 '색깔 혁명'을 자신의 정권과 안보에 위협이 되는 일로 간주하며 경계해 왔다.
ISW는 러시아가 아사드 정권을 강화하지 못한 건 안보 파트너로서 러시아의 신뢰도를 훼손하며, 자신이 원하는 다극 체제를 위해 타국의 지지를 얻고자 하는 푸틴의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아사드와 그의 가족이 모스크바로 도피했으며 러시아 당국이 이들의 망명을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 군사 기지의 보안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8일 불특정 시리아 반군 지도자들과 합의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시리아의 불안정한 정치적 상황을 감안할 때 이 합의의 윤곽과 지속 기간은 불분명하다고 ISW는 지적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반군에 대한 수사를 눈에 띄게 순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전까지 시리아 반군의 주축인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 조직 하야트 타흐리르 알 샴(HTS)를 테러 집단이라고 명명했으나, 이제는 '무장 반군'이라고만 언급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시리아 반군이 장악한 북부 이들리에서 정부군과 러시아군의 공습에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2024.12.02/ ⓒ AFP=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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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W는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군 자산을 철수하기 위한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러 위성 사진을 통해 시리아 내 러시아 군사 기지가 안전하지 않다는 강력한 지표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특히 7일 수집된 위성 이미지에는 시리아 흐메이밈 내 러시아 공군기지에 있는 일류신(Il)-76 3대와 An-124 군용 수송기 1대가 보이는데, ISW는 이 군용기들이 제한된 양의 러시아 군사 자산을 철수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ISW는 시리아 내 러시아 기지의 손상은 전 세계에서 러시아의 군사 입지를 약화하고, 러시아의 아프리카 내 작전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가 그동안 시리아 타르투스 해군 기지를 통해 지중해에 전력을 투입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남쪽 측면을 위협하며 흑해의 군 자산을 지중해와 연계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리비아나 수단 내 군사 배치를 대안으로 삼을 수 있지만 아직 이들 국가와의 공식적인 합의가 부족하고 인프라 또한 갖춰져 있지 않아 대체 수단으로는 부적절하다고 ISW는 덧붙였다.
이 기관은 "아사드 정권의 붕괴와 러시아의 정권 보존 실패는 동맹에 대한 러시아의 이미지를 실추해 러시아가 지원하려는 아프리카 독재자들에 대한 영향력과 글로벌 초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하려는 더 넓은 지정학적 목표를 위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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