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은 이슬람 근본주의 우려
반군 내 세력 경쟁도 치열할 듯
CNN, 알아사드 호화 차량 공개
시리아를 철권통치해 온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몰아낸 시리아 반군이 8일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기념 행사를 하고 있다. 다마스쿠스=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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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세습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폭압 정권은 무너졌지만 '시리아의 봄'을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많다. 알아사드 정권을 몰아낸 반군을 향한 국제사회의 불신이 여전히 강한 데다, 내전을 거치며 다양한 민족과 종파 사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탓이다. 당분간 시리아 내부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알아사드 정권 붕괴로 13년간 이어진 내전엔 종지부가 찍혔지만 반군을 향한 국제사회 경계심은 여전하다고 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 외신이 전했다. 반군의 주축 세력은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42)가 이끄는 이슬람 무장 세력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이다. 국제 테러 단체 알카에다 연계 조직으로, 2011년 창설된 '알누스라 전선'을 전신으로 뒀다.
HTS는 표면적으로 시리아 민주화를 앞세운다. 알졸라니도 최근 CNN 인터뷰에서 제도에 기반한 국가를 세우는 것이 목표라며 "반군은 무장 단체가 아닌 통치 체제, 기관 등의 형태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점령 지역에서 여성의 히잡 착용과 금연을 강요하지 않는 등 비교적 온건한 정책을 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서방은 이슬람 시아파 계열인 알아사드 정권을 몰아낸 HTS가 수니파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를 세울 것을 우려한다. 알졸라니만 해도 이라크에서 알카에다에 합류했다가 미군에 체포된 이력이 있다. 알카에다와 2016년 완전 결별했다고 선언한 HTS 지도부를 미국이 여전히 테러 조직 명단에 올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CNN은 "독재 정권에 시달린 국민들한테 새로운 새벽이 될지, 종파적 이해관계로 인한 또 다른 유형의 권위주의 통치를 가져올지 시리아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2011년 중동을 휩쓴 이른바 '아랍의 봄' 이후 되레 민주화와 멀어진 리비아와 예멘처럼 시리아에서도 비극이 재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들 국가에선 당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뒤 권력을 잡으려는 다양한 무장 세력들 간 경쟁과 비극적 내전이 벌어졌다. 미 뉴욕타임스는 "현재 시리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HTS는 친튀르키예 무장 세력, 미국의 지원을 받는 쿠르드족 민병대 등 다양한 그룹과 경쟁하고 있다"고 짚었다.
반군의 수도 장악을 피해 러시아로 망명한 알아사드가 남긴 흔적에 빈곤이 일상이던 시리아 국민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CNN은 다마스쿠스에 있는 대통령 궁전 인근 대형 차고 영상을 공개하고 "한 대에 300만 달러(약 43억 원)가 넘는 페라리 F50을 비롯해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등 외제차 40대가 주차돼 있다"며 "아사드의 자동차 컬렉션"이라고 보도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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