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S "알카에다 결별" 주장…테러 조직 지정은 여전
유럽 "행동을 봐야"…미국도 "지켜보겠다" 예의주시
8일(현지시간) 바샤르 알-아사드의 시리아 정부가 붕괴된 뒤 다마스쿠스 우마야드 광장에서 시민이 반군 깃발을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2024.12.0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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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시리아 반군이 13년의 내전 끝에 '중동의 도살자'로 불린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몰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국제사회는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반군을 주도한 세력인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에 대한 불신이 큰 탓이다.
이에 국제사회는 향후 시리아 내 혼란 수습과 외교관계 회복 등에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모양새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국제사회는 시리아 내전에 마침표를 찍은 HTS를 향한 경계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HTS는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연계 조직으로 창설된 알누스라 전선을 전신으로 하는 단체다. 하지만 HTS는 2016년 알카에다와 결별을 선언하며 점령지에서 여성의 히잡 착용과 금연을 강조하지 않는 등의 유화책을 펼쳐 왔다.
특히 HTS의 수장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는 "누구도 다른 집단을 지울 권리는 없다"라며 종교적 차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이러한 행보에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HTS를 여전히 테러 조직 명단에 올리고 있다.
알졸라니가 미군에 체포된 이력이 있고 HTS의 목표가 여전히 '시리아의 민주화'가 아닌 '근본주의 이슬람 국가 건설'이라고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아누아르 엘 아누니 EU 대변인은 "현재 HTS나 그 지도자들과 접촉하지 않고 있다"라며 "HTS가 더 큰 책임을 맡게 되면서 그들의 말뿐만 아니라 행동을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세바스티안 피셔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HTS가 알카에다와 다른 노선을 걷기 위해 노력했다면서도 "궁극적으로 그 행동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팻 맥패든 영국 국가안보부 장관은 BBC 라디오4 인터뷰에서 HTS를 테러 조직 명단에서 삭제할지 여부를 "신속하게" 결정하겠다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어떻게 대처할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아사드 정부와 대립해 왔던 튀르키예는 HTS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부 장관은 "우리는 다양한 민족과 종교 집단이 평화롭게 사는 시리아를 원한다"라며 유엔에 HTS와 시리아 국민들이 "포괄적인 행정부" 수립을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역시 HTS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우리는 최근 며칠간 반군 지도자들의 발언에 주목해 왔다"라며 "그들이 더 큰 책임을 맡게 됨에 따라 그들의 말뿐만 아니라 행동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 미국 고위 당국자는 NYT에 HTS에 대한 제재 해제 여부를 논의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블링컨 장관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를 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보 컨설팅기업 수판그룹의 연구책임자 콜린 클라크는 "졸라니는 자신의 이미지를 회복했지만 그가 통치하는 시리아 북서부에는 여전히 반대파가 고문당하고 투옥되거나 실종되는 가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미국의 정책은 현장의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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