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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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계엄령 여파로 게임 이용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FPS(1인칭 슈팅) 장르 게임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게임 이용자들이 강렬한 액션과 몰입감 높은 콘텐츠를 통해 현실의 긴장을 해소하려는 수단으로 FPS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라이엇 게임즈의 ‘발로란트’는 주요 경쟁작을 제치며 FPS 1위 자리를 확고히 한 반면, 블리자드의 ‘오버워치’는 이용자 이탈과 점유율 하락으로 경쟁에서 밀려난 모습이다.
◇ 블리자드 ‘오버워치’, 나홀로 이용시간 감소
PC방 게임 통계 서비스 ‘게임트릭스’의 12월 1주차 자료에 따르면, 발로란트는 전주 대비 사용시간이 5.48% 증가하며 24만3140시간을 기록했고, 점유율은 7.93%로 FPS 장르 선두를 차지했다. FPS 경쟁작인 넥슨의 ‘서든어택’(5.99%, 사용 시간 18만3649시간, 0.43% 증가)을 앞선 것은 물론,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5.13%, 22만8652시간, 0.71% 감소)와도 격차를 벌렸다.
반면 같은 FPS 장르인 ‘오버워치’는 점유율 4.47%, 사용시간 13만7264시간을 기록하며 전주 대비 사용시간이 5.03%나 감소했다.
오버워치는 마이크로소프트(MS) 자회사가 된 블리자드가 지난 2016년 출시 당시 혁신적인 게임플레이와 매력적인 캐릭터로 FPS 장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출시 당시 ‘리그오브레전드’를 제치고 PC방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 FPS 장르 인기 속에서도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발로란트./라이엇게임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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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반적인 FPS 장르의 상승세는 다른 장르 게임의 사용시간 감소 속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1위 리그오브레전드는 점유율 42.57%, 사용 시간 130만6051시간으로 전주 대비 3.52% 감소했으며, 스포츠 장르 대표작 ‘FC 온라인’도 점유율 7.49%, 사용시간이 3.41% 줄어든 22만9860시간에 그쳤다.
RPG(역할수행게임) 장르 역시 하락세였다.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는 점유율 2.97%와 사용 시간 9만1071시간으로 전주 대비 3.89% 감소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FPS는 긴박한 전투와 전략적 플레이로 유저들에게 단순한 재미를 넘어 일종의 심리적 해방감을 제공한다”며 “특히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특정 사회적 상황에서 FPS 장르가 급부상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 텐센트 ‘라이엇 게임즈’가 MS ‘블리자드’ 압도
FPS 1위 게임 발로란트를 개발한 라이엇 게임즈는 중국 텐센트의 자회사다. 텐센트는 막대한 자본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발로란트를 리그오브레전드와 함께 글로벌 게임 시장 중심에 올려놓았다. 이는 전통적인 서구 게임사들에 압박으로 작용하며, 블리자드를 포함한 기존 게임업계 강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발로란트의 정기적인 콘텐츠 업데이트와 신규 요원, 맵 추가를 통해 게임의 인기를 지속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오버워치는 느린 업데이트와 콘텐츠 부족, 잦은 서버 장애 문제로 유저 불만을 키우며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e스포츠에서도 두 게임의 격차는 뚜렷하다. 라이엇 게임즈가 주관하는 발로란트의 VCT(발로란트 챔피어스 투어)는 체계적인 리그 운영과 글로벌 흥행으로 차세대 e스포츠 강자로 자리 잡았다. 특히 올해 VCT 서울은 최고 동시 시청자 수 345만명을 기록하며 역대 VCT 이벤트 중 가장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게임단 젠지(Gen.G) 발로란트 팀이 지난 6월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발로란트 마스터스 상하이' 결승전에서 우승 후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라이엇게임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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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오버워치의 입지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버워치 리그는 지난해 대회 이후 체제를 대폭 변경하거나 축소할 것이라는 발표가 이어지며, 리그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또한 오버워치의 위기는 과도한 ‘PC(정치적 올바름)주의’ 적용으로 인해 기존 팬층의 이탈을 불러온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2019년 오버워치의 인기 캐릭터 ‘솔저: 76′을 동성애자로 설정하는 등 본연의 게임성과 상관없는 요소를 강조하면서 유저들의 반발을 샀다. 여성 캐릭터의 디자인 변경으로 게임의 미적 매력을 떨어뜨렸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국내 한 게임사 관계자는 “블리자드와 오버워치 사례는 게임업계가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며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이와 반대되는 미소녀를 앞세운 서브컬처 장르에 집중하는 것도 게이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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