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트빌리시에서 15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가 의회 밖에 모여 새 대통령 선출에 항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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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새 대통령으로 친러시아 성향 정치인 미하일 카벨라슈빌리(53)가 당선됐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벨라슈빌리 후보는 이날 의회에서 치러진 대선에서 선거인단 225명 중 224표를 얻어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이번 조지아 대선은 2017년 내각제 개헌 이후 처음으로 간선제로 치러졌다. 선거인단은 국회의원과 지역 대표로 구성된다. 카벨라슈빌리는 이번 대선에 단독 출마했다.

친러시아 노선을 추구하는 여당 ‘조지아의 꿈’은 지난 10월27일 총선에서 150석 중 89석을 차지하며 승리한 뒤 2028년까지 유럽연합(EU) 가입 추진을 보류하겠다고 선언했다. EU 가입은 조지아 헌법에 명시된 국가적 목표이기 때문에 여당에 반발하는 여론이 확산했다. 시위대가 2주 이상 매일 밤 국회의사당 밖에서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사용하며 강경 진압했다.

카벨라슈빌리는 반서방 성향과 음모론적 견해를 내보여 왔다. 올해 공개 연설에서는 “서방 정보기관이 조지아를 200년간 통치했던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몰아가려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유명 프로축구 선수 출신이다. 1995∼1997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 등에서 스트라이커로 뛰었다. 스위스에서도 선수 생활을 한 적 있으며 2016년 ‘조지아의 꿈’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날 대선을 앞두고 국회의사당 밖에서는 시위대가 모여 축구를 하며 카벨라슈빌리의 축구 경력을 조롱하며 레드카드를 흔들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이번 대선을 두고 “서방과의 통합을 원하는 조지아 국민의 바람에 반하는 반역”이라며 “조지아를 옛 소련으로 되돌리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친서방 성향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현 대통령은 퇴임을 거부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가 총선에 개입했다며 조작된 선거로 구성된 불법 의회는 새 대통령을 선출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국민에 의해 선출된 합법적 기관과 대표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나는 여기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아에서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원수로서 군 통수권을 갖는다. 의회에서 지명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총리가 행정부를 이끄는 실질적 권한을 쥔다. 카벨라슈빌리 당선인의 취임식은 오는 29일로 예정돼 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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