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위장 암살조’, 정당성 확보 위한 것인데
계엄이 진행된 후에 작전 수행하는 것은 이상해”
방송인 김어준 씨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 국회(임시회) 제1차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비상계엄 관련 현안질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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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민주당은 국방위원회 내부 검토 문건에서 김씨의 주장에 대해 “과거의 제한적 지식을 가진 사람이 정보 공개가 제한되는 기관의 특성을 악용해 일부 확인된 사실 바탕으로 상당한 허구를 가미해서 구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시했다.
해당 문건은 김씨의 폭로 다음 날인 14일 작성돼 이재명 대표에게도 보고됐다.
앞서 김씨는 지난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질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계엄 때 체포조가 아닌 암살조가 가동된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내용을 공개했다.
김씨가 폭로한 제보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체포해 이송 도중 사살하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김어준씨 등의 체포·호송 부대를 공격하는 시늉을 한 뒤 이를 북한의 소행으로 발표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에 대해 민주당 문건은 “주장의 상당수는 비상계엄 선포를 합리화하기 위한 사전 공작”이라며 “그렇다면 계엄 이전에 발생했어야 하는데 이 중 계엄 이전에 실행된 것은 단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군 위장 암살조 가동’이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인데, 계엄이 진행된 이후에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방송인 김어준씨가 계엄 당시 암살조 가동 등 제보 내용을 밝힌 뒤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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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스스로도 “확인되지 않은 제보”라고 말해왔던 만큼, 그간 김씨 주장의 신빙성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평가가 엇갈렸다.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최고위원은 이날도 SBS라디오에 나와 “저는 충분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두둔한 반면, 국방부 대변인을 지낸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이렇게 구체적이고 디테일하게 알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특전사령관, 수방사령관, 방첩사령관이 계속 비화폰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미국의 실력이 아무리 우수해도 비화폰을 쓰면 도청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부 의원은 국방부 대변인을 지내고 한미연합사령부, 공군작전사령부 등에서 정보장교로 15년간 복무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도 김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어준이 언급한 (한동훈) 사살설이나 인민군 위장설 등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우리 국민들이 현혹되지 않고 실체를 바로 보도록 하기 위해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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