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손 마사요시(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환하게 웃고 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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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3 내란사태로 한국 외교가 마비된 사이 일본은 한달여 뒤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발 빠르게 소통하며 ‘트럼프 리스크'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에 견줘 손발이 묶인 한국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불완전한 체제 아래서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맞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대로 시급한 외교 현안을 방치하면, 나라 전체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의 공세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 한 권한대행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전과 같은 독선적 자세를 버리고 국회와 성실히 소통하며 ‘초당적 지지'에 기초해 중요 외교 과제를 풀어가야 한다.
전세계가 2기 트럼프 행정부가 몰고 올 불확실성에 불안해하는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외교적 움직임을 보이는 나라는 일본이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부인 아키에는 15일(현지시각) 트럼프 당선자 부부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만찬을 함께했다. 서로를 ‘도널드'와 ‘신조'라 불렀던 트럼프-아베 정권 시절의 밀월 관계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었다. 16일엔 트럼프 당선자가 직접 손 마사요시(손정의) 회장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서 ‘소프트뱅크가 향후 4년 동안 미국에 1천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당선자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취임 전 만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그들이 원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애초 트럼프 당선자는 정식 취임 전 타국 정상과 회담을 삼간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미 캐나다·프랑스·우크라이나 정상과 만남이 이뤄졌다. 이제 이시바 총리와 회담할 가능성도 커진 셈이다.
내년 1윌20일 출범하는 2기 트럼프 행정부는 정치·경제·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우리에게 큰 충격을 안길 게 분명하다. 특히 예리하게 관찰해야 하는 것은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1기 때 북-미 대화의 실무를 담당했던 앨릭스 웡을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리처드 그리넬을 북한·베네수엘라 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에 임명했다. 인사를 통해 적극적인 대북 대화 자세를 보인 만큼 정부 역시 ‘한국 패싱’을 피하기 위한 해법 모색에 나서야 한다.
물론 현재의 권한대행 체제에서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과제에까지 적극 대응하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시급한 문제는 적극 대응하되 민감한 과제는 차기 정부의 몫으로 남기는 지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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