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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러시아 하원, 테러단체 지정 해제 법안 통과…탈레반 합법정부 인정 길 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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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달 25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압둘 가니 바라다르 경제부총리가 카불을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회담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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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하원(국가두마)이 테러단체 지정을 해제하는 방안을 명시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러시아는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고 있는 탈레반을 테러단체 명단에서 제외하고 정부로 인정할 길을 열게 된다.

러시아 하원은 17일(현지시간) 테러단체로 지정된 조직이 테러 활동을 중단했다는 증거가 있을 경우 지정을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검찰총장이 테러단체 지정 해제를 요청하면 법원이 이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 법안은 상원의 승인을 거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서명해야 발효된다.

이는 아프간에서 실질적으로 정부 역할을 하고 있는 탈레반을 테러단체 명단에서 제외해 합법 정부로 인정하는 길을 열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군 철수 후 2021년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은 아직 어느 국가에서도 정식 정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러시아, 중국, 파키스탄 등 일부 국가는 비공식적으로 우호적 관계를 맺어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탈레반과의 관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탈레반 정부와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7월에는 “탈레반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우리의 동맹”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가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국정을 이끄는 것은 좋든 싫든 사실”이라며 대아프간 제재를 해제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러시아는 2003년 탈레반을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러시아에서는 시리아 반군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테러단체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HTS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축출을 주도한 무장세력으로 현재 과도정부 구성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자 러시아의 무슬림 지역인 체첸공화국의 지도자 람잔 카디로프는 전날 러시아가 새로운 시리아 당국과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다며 HTS를 테러단체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도 HTS를 테러단체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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