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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NYT, 안성재 셰프 재조명...“이라크 파병, 접시닦이 거쳐 고국서 꿈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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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안성재 셰프가 2023년판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 셋을 받고 동료 요리사들에게 축하 받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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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뉴욕타임스(NYT)가 사실상 국내에서 유일한 미쉐린 가이드 3스타 셰프인 안성재(42)씨의 사연을 조명했다.

21일(현지 시각) NYT는 ‘그는 서울의 유일한 미쉐린 3스타 셰프다. 그를 거스르지 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안 셰프를 다뤘다.

보도에 따르면, 안 셰프는 열세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정착한 곳은 캘리포니아였다. 부모는 중식당을 했다.

안 셰프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 대신 미 육군에 입대를 택했다. 군에서 전 세계를 여행하는 꿈을 꿨다고 한다.

안 셰프는 2001년 9·11 테러가 있은 뒤 이라크로 파병됐다. 정비병으로 자원했다. 바그다드에 주둔하며 헬리콥터와 탱크에 주유하는 임무를 맡았다.

제대한 안 셰프는 포르셰 정비공이 되고자 했다. 그러나 정비공 훈련 시작을 2주 남겨놓고 당시 캘리포니아에서 운영 중이던 르 코르동 블뢰 요리 학교에 다니던 학생들을 보고 즉흥적으로 인생 항로를 바꿨다.

요리 학교에 다니면서는 베벌리힐스에 있던 스시집 ‘우라사와’에서 무보수로 일했다. 설거지를 담당했다. 일본 요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지만, 손님들이 자신을 일본인으로 볼 때가 많았다. 안 셰프는 “그게 많이 나를 괴롭혔다”며 “내가 다른 사람인 척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그 뒤 미국 최고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프렌치 론드리(French Laundry)’에서 경험을 쌓게 됐다. 스승 우라사와씨의 부탁이 있었다. 안 셰프는 레스토랑 ‘베누(Benu)’, 모로코 레스토랑 ‘아지자’ 등을 거쳤다가 2016년 본인의 레스토랑 ‘모수’를 샌프란시스코에 열었다. 개업 첫해 미슐랭 1스타를 받았다.

그런데도 안 셰프는 이듬해 가게 문을 닫고 한국행을 결정했다. 그는 “사람들이 날 미쳤다고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안 셰프는 2017년 서울에 모수를 오픈했을 때, 코스 메뉴 가격을 1인당 24만원으로 책정했다. 당시 서울에서 가장 비싼 코스 요리 가격보다 30% 이상 비싼 액수였다. 주변에서 우려했지만, 안 셰프는 “비싸지 않다. 이건 내가 정한 가치”라고 말했다고 한다.

NYT는 “모수는 처음에는 상업적인 성공보다 비판적인 성공에 가까웠다. 2019년 미쉐린 1스타, 2020년 미쉐린 2스타를 획득한 데 이어 2023년엔 마침내 미쉐린 3스타 식당이 됐다”고 했다.

이렇게 요리계의 정점에 올랐는데도 안 셰프는 최근까지 무명에 가까웠지만, 넷플릭스 요리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것을 계기로 유명세를 떨치게 됐다고 NYT는 전했다.

이 매체는 “그의 아메리칸 드림이 궁극적으로 실현된 곳은 그의 모국이었다”면서 “그가 떠난 사이 한국은 음악과 예술, 텔레비전, 음식 분야의 세계적 강국으로 탈바꿈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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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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