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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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내년 기준금리를 추가로 낮추겠다고 예고했다.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 속에 국내 정치 불확실성, 미국 신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변화 등으로 고조되고 있는 경기 하방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같은 내용의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의결했다고 25일 밝혔다.
한은은 “기준금리는 물가상승률이 안정세를 지속하고 성장의 하방압력이 완화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 리스크에도 유의하면서 경제상황 변화에 맞춰 추가로 인하하겠다”고 했다. 한은은 지난 10월과 11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각 0.25%포인트씩 총 0.50%포인트 인하한 바 있는데, 내년에도 추가적인 통화완화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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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 추가 금리인하 기조를 공식화한 것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경기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진데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국정 공백으로 정부 차원의 경기부양책이 조기에 나오기 쉽지 않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대내외 정치 불확실성 등이 환율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정치 불확실성 증대, 주력업종의 글로벌 경쟁 심화, 통상환경 변화 등으로 경기의 하방리스크가 확대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관건은 금리 인하의 폭과 속도다. 시장에선 다음달 16일 열리는 내년 첫 금통위에서 금리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대내외적 여건은 금리 인하에 우호적이진 않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의 속도조절을 예고하면서 환율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60원선을 넘보며 2009년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올랐다. 미국이 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한국만 금리를 추가로 내릴 경우 한미간 금리 격차가 벌어지며 원화 약세가 심화될 수 있다.
이날 한은은 시장안정화 조치와 외환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면서도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하겠다며 정확한 인하 시점을 밝히진 않았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여건만 보고 금리 인하를 주춤하기에는 국내 여건이 복잡하다”며 “한은이 얼마 없는 여력을 효율적으로 쓰고, 국내 여건을 균형 있게 반영하려면 내년 1월 금리 인하가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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