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투란도트’ [2024투란도트 사무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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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초대형 오페라 ’어게인 2024 투란도트‘(이하 ‘투란도트’)의 세 지휘자 중 한 명인 파올로 카리냐니가 공연에서 하차했다. 이 오페라에서 연출, 지휘자가 하차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유럽 최고의 오페라 지휘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파올로 카리냐니 측은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카리냐니 지휘자가 ‘어게인 투란도트’로부터 하차할 수밖에 없게 되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카리냐니를 비롯해 ‘세계 3대 테너’로 불리는 플라시도 도밍고, 세계적인 테너이자 지휘자인 호세 쿠라가 지휘자로 참여하기로 돼있었다. 이탈리아 출신의 카리냐니는 35년 이상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브레겐츠 페스티벌,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 비엔나 국립 오페라, 취리히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선 지휘자다.
카리냐니 측은 “(카리냐니 지휘자가) 한국에 도착한 12월 16일부터 25일까지 코엑스 공연장이 아닌 곳에서 리허설을 진행한 것이 전부”라며 “18일 이후부터는 언제 지휘를 하는지도 정해지지 않은 채 계속 호텔에 머물러 있어야만 해 지휘가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카리냐니 지휘자는 위 기간동안 지휘 일정을 확정해 달라고 9번이나 요청했으나 모두 묵살됐다”며 제작사 측인 “박현준 총예술감독은 크리스마스이브까지도 확답을 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카리냐니 측은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제작사 측과 빚어진 갈등 내용도 모두 공개했다.
특히 박현준 총예술감독은 지난 19~20일 이틀에 걸쳐 카리냐니 지휘자의 에이전시인 인아트에 “카리냐니의 역량을 고려할 때 캐스팅이 취소될 수 있다”, “카리냐니 지휘에 독특한 색채가 부족하고, 한국의 투란도트에 원하는 지휘자가 아니다”라고 통지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오페라 ‘투란도트’ [2024투란도트 사무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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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인아트에선 지난 20일 두 차례에 걸쳐 박 총감독에게 계약 종료 여부를 물었으나 답변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에이전시 인아트 측은 박 총감독에게 “20일까지 어떻게 할지 알려달라고 요청, 서울에 머무르게 된다면 예정된 공연을 할 것이고, 다른 결정을 한다면 내일 서울을 떠날 것이라고 통지했다”며 그러나 “(제작사 측에서)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24일 공연의 지휘자가 호세 쿠라로 변경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공연에서 카리냐니는 5회, 쿠라는 3회, 도밍고는 2회 지휘 예정이었다. 카리냐니는 22·24·27·29·31일 지휘 스케줄이었으나 22·24일은 쿠라가 대신 했다.
지난 21일에도 박 총감독에게 세 차례 메일을 보내 카리냐니 지휘자의 지휘 날짜, 계약 유지 여부에 대해 물었으나 카리냐니 지휘자는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후에도 제작사 측은 묵묵부답이었다. 이에 카리냐니 측은 한국의 대리인을 통해 “계약서상 정해진 계약금을 지급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24일까지 지휘일정을 확정해달라는 통지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박 총감독은 이에 “아직 카리냐니 지휘자를 무대에 올릴지 말지 결정이 안됐기에 계약금을 안 주고 있다”고 답변했다는 것이 카리냐니 측의 설명이다.
카리냐니 측은 또 “카리냐니 지휘자는 계약금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호텔에서 언제 지휘를 할지 예상도 할 수 없는 상태로 25일까지 방치돼 심한 불안과 수면장애에 시달려야 했다”며 “최종적으로 한국 변호사를 통해 24일 계약이 해지됐음을 통지하고 25일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제작비 약 200억원을 투입, 지난 22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공연 중인 초대형 오페라 ‘어게인 2024 투란도트’(이하 ‘투란도트’)는 개막 당일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개막 몇 시간을 앞두고 연출가인 다비데 리버모어가 “나의 작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하차를 선언한 것이 수면 위로 드러난 오페라 ‘투란도트’ 사태의 시작점이다. 현재 리버모어 연출가와 제작진은 연출의 방향성과 계약금 미지급 문제로 ‘진실공방’에 한창이다. 문제만 이뿐만이 아니다. 개막 첫날엔 총 6800석의 좌석을 3500~4000석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기존 예매자들의 좌석이 사라지고 정리가 되지 않아 관람에 차질을 빚었다. 사라진 좌석을 예매해 공연 관람에 차질을 빚은 관객들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개설, 개인 및 단체 소송을 위한 논의에 한창이다. 공연은 31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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