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출신 대통령 "서방이 조지아를 전쟁으로 몰아넣으려 해"
집권여당, 총선 승리 후 EU 가입협상 중단…야당·서방은 '부정선거' 주장
29일(현지시간) 미하일 카벨라슈빌리 신임 조지아 대통령이 수도 트빌리시 의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12.2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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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하일 카벨라슈빌리 신임 조지아 대통령이 공식 취임했다. 이 가운데 그의 전임자인 살로메 주라비슈빌리는 카벨라슈빌리에 대해 "정당성이 없다"고 반발했고, 수도 트빌리시에서도 그의 취임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면서 정국 혼란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벨라슈빌리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취임 선서를 하면서 "조지아 국민들은 평화가 생존과 발전의 주요 전제 조건이라는 것을 항상 이해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주라비슈빌리 전 대통령은 대통령궁 밖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자신은 관저를 떠나지만 카벨라슈빌리는 대통령으로서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지아 대통령은 상징적 국가원수로, 실권은 총리에게 있다.
그는 10월 총선은 부정선거였으며, 이때 선출된 여당 '조지아의 꿈' 소속 국회의원들이 뽑은 카벨라슈빌리는 합법적 대통령이 아니라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조지아의 꿈과 조지아 선거관리위원회는 10월 총선이 자유롭고 공정했다는 입장이다.
카벨라슈빌리의 취임을 반대하는 시위대는 과거 그가 영국 맨체스터 시티에서 축구 선수로 활동했던 경력을 조롱하는 의미로 빨간색 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29일(현지시간)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전 조지아 대통령이 수도 트빌리시의 대통령궁을 떠나면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4.12.2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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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총선에서 54%의 득표율로 승리한 조지아의 꿈은 의회에서 카벨라슈빌리를 신임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유럽연합(EU)과 미국은 이 선거가 러시아가 개입한 부정선거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이라클리 코바히제 총리는 EU 가입 협상을 중단했고 이에 반발한 조지아 국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U 가입은 헌법에도 명기될 만큼 조지아에 중요한 국가적 과제다.
카벨라슈빌리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조지아 총리를 역임하고 현재는 은둔 중인 비지나 이바니슈빌리의 충성파 중 하나다. 이바니슈빌리는 조지아의 반서방, 친러시아 성향의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카벨라슈빌리는 서방 정보기관들이 조지아를 이웃 나라인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몰아넣으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비난했다.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조지아는 2008년 러시아 침공으로 남오세티야 지역의 지배권을 잃고, 그 후로도 러시아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에 우호적인 조지아의 꿈은 2012년 치러진 총선부터 계속 승리했고 2017년 의원내각제 개헌을 단행해 지금까지 집권해 오고 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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