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달려라 불꽃소녀' 지난달 시작
"골 넣는 것 보며 울었다"는 시청자들
최초 여자씨름 다큐, 여자배구 영화도
7세 이하 여자 어린이 축구 도전기를 담은 tvN 예능 프로그램 '달려라 불꽃소녀'의 김서율(왼쪽)과 김세아. tvN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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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불꽃소녀'에서 첫 선제골을 성공시킨 김서율과 김세아. tvN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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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들이 10년 후에 우리나라 여자 축구 대표선수가 되겠다.”
여자 어린이들의 축구 도전기를 담은 tvN 예능 프로그램 ‘달려라 불꽃소녀’(이하 ‘불꽃소녀’)의 유튜브 영상에 달린 시청자의 응원 댓글이다. 예능 프로 최초로 7세 이하 여자 어린이들로 구성된 축구팀을 다룬 이 프로그램은 지난달 시작했다. 앞서 KBS 예능 ‘날아라 슛돌이’(2005~2020)가 7기까지 이어지며 7세 미만 어린이들의 축구 성장기를 다뤘지만 참가자 대부분이 남자 어린이였다. 파리 생제르맹 소속 이강인 선수 역시 2007년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불꽃소녀' 시청자들은 역대 최고 여자 축구선수로 꼽히는 지소연 선수의 뒤를 이을 선수들의 등장을 고대하고 있다.
“여자 축구 부흥 작은 불씨 되길”
'달려라 불꽃소녀'에 출연하는 9명의 어린이. tvN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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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소녀’ 제작진은 풋살, 러닝, 헬스 등 각종 스포츠를 즐기는 여성들이 늘어나는 시대 변화를 보며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운동하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운동장은 여전히 남자 아이들 차지이고, 프로 스포츠 경기는 대부분 남성 중심이다. 최재형 '불꽃소녀' PD는 “아직 남녀 간 신체적 능력 차이가 거의 없는 6, 7세 때부터 제대로 축구를 배운다면 여자 어린이들도 축구장의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불꽃소녀’에 출연하는 6, 7세 선수 9명 중 6명은 축구선수 조현우·정조국·이호·황보람과 농구선수 신정자, 야구선수 정인욱 등 유명 운동선수들의 딸이다. 부모로부터 우월한 운동 유전자를 물려받았을지 몰라도 실제로 축구를 해본 경험은 거의 없다. 이들의 평균 축구 경력은 30일에 불과하다. 프로그램 출연을 계기로 축구공을 처음 다루게 됐지만 저돌적으로 수비하고 공에 대한 집념을 불태우며 빠르게 성장해가고 있다. 부모가 운동선수는 아니지만 두 살 때부터 축구를 했다는 ‘축구 천재’ 김세아(6)의 활약을 보는 재미도 크다. 최 PD는 “호루라기가 울리면 표정이 180도 변해 축구 전사가 되는 아이들이 놀랍다”며 “작은 목소리로 속닥이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더 잘하고 싶고 이기고 싶어 하는 진심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어린이들은 지금까지 4번의 경기를 치렀지만 아직 승리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경기 감각도 좋고, 자기 자리에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모습이 대견하다”, “공에 대한 집중력과 승부욕이 좋고 실력도 향상되고 있다”, “어른들 축구도 재미없을 때가 많은데 훨씬 몰입이 잘된다. 골 넣는 것 보며 울었다”며 이들의 성장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최 PD는 “‘불꽃소녀’가 상대적으로 소외된 한국 여자축구 부흥의 작은 불씨라도 될 수 있다면 매우 뿌듯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려라 불꽃소녀'에서 정아인이 공을 몰고 가고 있다. tvN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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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조현우의 딸 조하린이 '달려라 불꽃소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tvN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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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아지는 '운동하는 여성' 이야기
영화 '모래바람'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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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콘텐츠 전반에 여성서사가 강화되는 추세와 맞물려 여성 운동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들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에는 최초의 여자 씨름 영화인 ‘모래바람’이 개봉했다. 2009년 초대 여자 천하장사인 임수정 선수를 비롯해 송송화, 양윤서, 김다혜, 최희화 선수가 비인기 종목이라는 현실을 극복하고 천하장사가 되기 위해 분투해온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달 초에는 만년 꼴찌 '여자 배구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1승’이 개봉했다. 이 영화에는 김연경 선수와 배구선수와 코치 출신인 이숙자·한유미 해설위원 등이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 두 해설위원은 선수 역할 배우 오디션부터 배우들 트레이닝과 코치 역할까지 하며 여자 배구 재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영화 '1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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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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