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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샤오미, 플래그십 폰·대형 TV 앞세워 한국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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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와 본격 경쟁

중국 샤오미가 다음 달 한국 시장에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TV 등 고가 제품을 처음으로 출시한다. 그동안 선풍기·중저가폰 같은 가성비 제품을 주로 판매하던 샤오미가 이제 삼성전자(스마트 폰, 가전)·LG전자(가전) 아성인 국내 시장에서 본격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18년 국내 진출 이후 처음으로 한국 법인을 차리고, 오프라인 매장도 연다.

IT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내달 초 한국에서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 폰 ‘샤오미’ 시리즈를 정식 출시한다. 내달 중 한국 시장 진출 전략을 공개하고 점차 TV 등 가전 라인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가전에 이어 스마트폰까지 중국 업체들이 국내 프리미엄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며 “삼성·LG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그래픽=이진영


◇샤오미, 고급 스마트폰·가전 도전장

2010년 설립된 샤오미는 2010년대 중반부터 ‘가성비’ 제품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샤오미의 선풍기, 보조 배터리, 스마트 워치 등이 유려하고 깔끔한 디자인에 저렴한 가격으로 ‘대륙의 애플’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며 국내에서 소문을 탔다. 2018년부터 선풍기, 스마트 폰 등 주로 소형 제품을 온라인으로 국내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식 대리점 사칭 문제가 일어나고 애프터 서비스(A/S)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힘을 쓰지 못했다.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샤오미는 디자인뿐 아니라 OS(운영체제) 등 자체 기술력을 앞세워 스마트 폰을 주축으로 가전, 전기차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갔다. 2019년 경쟁사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주춤하면서 반사이익도 봤다. 2018년 3분기 기준 10%도 안 됐던 샤오미의 글로벌 스마트 폰 점유율은 올해 3분기 삼성(19%), 애플(17%)을 바짝 쫓는 14%까지 올라갔다(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선일보

그래픽=이진영


샤오미는 한국에서 ‘준프리미엄’ 시장을 노리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LG가 다른 중국 가전 브랜드와 차별화를 주기 위해 고급화를 시도하며 제품 가격이 올라가고 있는데, 샤오미는 중저가와 고가 사이의 빈 영역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사양·고가 프리미엄군과 저사양·저가 보급형으로 양분된 시장에서 품질과 가격의 균형을 갖춘 중간 가격대 제품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했다.

내달 초 국내 출시가 유력한 스마트 폰 ‘샤오미 15′는 사양이 기존 프리미엄 폰과 비슷하면서 가격은 저렴하다. 이 제품엔 글로벌 최초로 퀄컴의 최신 AP(두뇌 역할을 하는 칩)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탑재됐다. 이 칩은 내달 나올 삼성의 갤럭시 S25 시리즈에도 들어갈 예정이다. 갤럭시 S24 울트라보다 더 큰 용량의 배터리가 들어가면서도, 무게는 더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가격도 4499위안(약 90만원)부터 시작해 국내서 팔리는 동급 사양의 갤럭시, 아이폰보다 20% 이상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TV 등 가전 라인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샤오미는 온라인을 통해 100만원대 이하 TV를 판매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자사 프리미엄 TV 라인인 ‘샤오미 S’ 같은 미니 LED TV를 국내에 본격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55인치 이상 중대형 모델이 주력으로, 가격대는 50만원대(중국 기준)부터 시작한다.

그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A/S 등 고객 서비스도 강화한다. 현재 전국 14곳 정도인 A/S 센터를 더 늘릴 예정이다.

◇中 가전 한국 속속 진출

TV·로봇 청소기 같은 가전 분야에서 중국산 제품이 차츰 점유율을 늘려가자,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중국 브랜드도 늘고 있다. 그동안 중국 가전 브랜드는 대리상 총판을 하거나 양판점, 마트에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했다.

글로벌 TV 점유율 2위 중국 TCL은 지난해 말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특히 100인치가 넘는 대형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TV 시장을 공략 중이다. 삼성·LG의 가전 위탁 생산을 주로 하던 중국 메이디(Midea·미디어)는 지난 7월 자체 브랜드를 달고 한국에 정식 진출했다. 최근에는 세탁기, 건조기를 본격 출시하며 백색 가전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일찌감치 한국서 프리미엄 로봇 청소기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중국 로보락은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을 비롯해 전국 주요 백화점 27곳에 입점했다.

[장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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