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아사드 하산 알시바니 시리아 과도정부 외무장관(왼쪽에서 세번째)과 왈리드 알쿠라이지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차관(오른쪽에서 네번째)이 회담하는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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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독재자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한 뒤 정권 안정을 꾀하고 있는 시리아 과도정부 고위 인사들이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 시리아 과도정부가 타국으로 공식 외교사절단을 보낸 것은 처음으로, 대외적으로 시리아 공식 정부로 인정받기 위한 외교 활동에 본격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AFP는 1일 시리아 과도정부의 아사드 하산 알시바니 외무 장관, 무르하프 아부 카스라 국방 장관, 아나스 카타브 정보국장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알시바니 외무 장관은 이날 사우디에 도착한 직후 X에 올린 글에서 사우디를 ‘자매국’으로 표현한 뒤, “자유 시리아의 역사상 첫 번째인 이번 방문을 통해 우리는 양국 간의 오랜 역사에 걸맞은 시리아·사우디 관계의 새롭고 밝은 페이지를 열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시리아 외무부는 또 성명을 통해 “왈리드 알쿠라이지 사우디아라비아 외무 차관이 리야드 국제공항에서 대표단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와 시리아 과도정부의 교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2일 사우디 대표단이 먼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찾아 과도정부 실권자이자, 시리아 최대 반군 HTS 수장인 무함마드 알줄라니(본명 아흐마드 알샤라)를 만났다. 알줄라니는 같은 달 29일에는 사우디 국영방송 알아라비야 인터뷰에서 어릴 적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자랐다는 인연을 소개하며 “사우디가 시리아의 미래에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사우디가 우리를 위해 한 모든 것을 자랑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시리아 내전에서 정부군을 지원하는 이란에 대항해 반군을 지원해 왔다.
시리아 과도정부가 아랍의 패권 국가 사우디와 외교사절단을 주고받음으로써 주변 중동 국가의 지지 기반을 넓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친러시아 일변도였던 알아사드 정권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도 시리아 과도정부에 지지를 표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 장관은 다마스쿠스를 찾아 알줄라니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알시바니 장관은 시비하 장관에게 “(내전을 겪은) 시리아 국민과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국민이 같은 경험과 고초를 겪었다”며 두 국가 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절단 방문 전인 지난달 27일 유엔 식량 기구(WFP)와 협력해 시리아에 원조 식량인 밀가루 500t을 수송 중이라고 밝혔다. 향후 우크라이나가 시리아에 곡물을 수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중동 각국에 밀과 옥수수를 수출하고 있지만 알아사드 정권 시절 러시아산 곡물을 수입하는 시리아에는 수출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알아사드 정권 붕괴 후 시리아 정국 불안과 수출 대금 지불 지연을 이유로 시리아에 곡물 수출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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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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