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일제히 사고현장 찾아
민주, 최상목 탄핵 언급에 말 아껴
쌍특검법 공포 시한 1월1일 주목 중
공세를 일삼던 더불어민주당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선 압박 수위를 낮추고 관망하는 모습이다. 제주항공여객기참사 발생 이틀째인 30일 전남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차려진 합동 분향소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조문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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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여야 정치인들은 일제히 무안으로 향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부터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 등으로 으르렁거리던 여야는 정쟁을 잠시 멈추고 사고 수습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공세를 일삼던 더불어민주당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선 압박 수위를 낮추고 관망하는 모습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을 잇달아 찾았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참사 당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사고 관련 대책회의에 참석했다. 당에는 항공기 사고 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이날 현장을 방문해 유가족을 만났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임명 직후 현장에서 유가족을 만나고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이재명 대표는 참사 당일 오후 무안으로 내려가 유가족을 위로했다. 국민의힘과 마찬가지로 당에 항공참사대책위원회를 설치했다. 이날은 무안군에 위치한 전남도당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여야 대표들은 한 목소리로 유가족들에 대한 지원과 사고 총력 수습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참사 당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사고 관련 대책회의에 참석했다. 이어 30일엔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남윤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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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한 총리의 탄핵을 기점으로 여야 대립은 극한으로 치달았지만 이번 참사로 일단 정쟁을 접어둔 모습이다. 당초 이날은 국회 운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등이 예정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순연하기로 했다. 방어를 담당하던 국민의힘은 계속된 탄핵 추진으로 인한 콘트롤타워 부재를 문제 삼으며 민주당을 향한 반격에 조금씩 나섰다.
반면 공격에 주력하던 민주당은 톤 조절에 들어갔다. 내란 일반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등 이른바 쌍특검법에 대한 정부의 공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회에서 의결된 법안은 정부 이송된 후 15일 이내 공포 또는 거부권 행사를 결정해야 한다. 쌍특검법은 지난 17일 정부로 이송돼 내달 1일 공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민주당은 한 총리에 대해선 탄핵을 강하게 언급했던 것과 달리 최 권한대행에는 말을 아끼고 있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2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 권한대행은 국민 명령에 따라 헌법 절차에 따라 혼란을 멈추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3인을 임명하고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라고 말하면서도 탄핵과는 거리를 뒀다.
'최 권한대행 등 국무위원에 대한 추가 탄핵을 고려하고 있냐'는 질문에 김 사무총장은 "헌법적 절차가 빠르게 지켜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헌법재판관 3인 임명과 특검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최 권한대행께서 평소에 여러 말씀을 하셨으니까 하지 않을까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 총리에 대해선 탄핵을 강하게 언급했던 것과 달리 최상목 권한대행에는 말을 아끼고 있다. 최 권한대행이 30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하는 모습. /무안=박헌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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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쌍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탄핵을 추진할 것인가'라고 묻자 김 사무총장은 "좀 기다려야 하지 않겠나"라며 "신중하게, 인내심 있게 기다리며 설득하고, 대화도 하고 국민과 함께 소통하고 여러 과정을 통해 진행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국가적 비극 상황에서도 정쟁을 언급하는 게 부담스러운 데다 탄핵을 남발하는 이미지로 비칠 우려를 한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추진 여부 질문에 "그러한 얘기를 하는 것은 국가애도기간이 아니더라도 옳지 않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달 4일까지인 국가애도기간 이후 민주당이 다시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최 권한대행이 한 총리와는 달리 헌법재판관 임명을 할 것이라는데 무게를 더 두고 있다. 쌍특검법의 경우도 김건희 특검법엔 거부권을 행사하는 대신 내란특검의 경우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수용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국가적 애도기간을 정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권한대행이 야당의 지시를 거부한다는 건 정쟁으로 가겠다는 거 아니겠나"라며 "당분간 지켜보면서 내주 정도에 헌법재판관 임명 등을 요구할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만일 최 권한대행도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이 역풍을 감수하고서라도 내달 초 탄핵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박 평론가는 전망했다. 그는 "지금은 (탄핵 등을) 밀어붙일 타이밍이 아니다. 역풍이 불더라도 어쩔 수 없다"며 "역풍보다 순풍이 더 크다는 판단에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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