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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유엔 안보리서 후티 반군 공격권 주장…추가 공습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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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대니 다논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가 안보리 회의에서 예멘과 이스라엘의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을 언급하며 공격권을 주장하고 있다. 유엔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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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권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최근 세력이 약화된 ‘시아파 벨트’ 중 하나인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발언으로 보이지만,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를 지적하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인 대니 다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30일 회의에서 2024년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300건의 공격을 가했다고 비난하며 후티 반군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백만 명의 이스라엘 사람들은 사이렌 소리를 들으며 매일 밤 잠을 설친다. 이스라엘은 그냥 서서 세계가 반응하는 것을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 시민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티 반군이 홍해를 오가는 선박을 공격하는 만큼 전세계적 위협 세력이라고도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최근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 의지를 강조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 23일 후티 반군을 겨냥해 “우리는 강하게 공격할 것이고, 반군 지도부를 참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츠 장관은 “우리가 테헤란과 가자, 레바논에서 하니야와 신와르(하마스 최고 지도자), 나스랄라(헤즈볼라 수장)에게 했던 것처럼 후티 본거지인 사나와 호데이다에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란의 ‘악의 축’ 관련 테러리스트 조직을 뿌리뽑기로 결심했다. 임무를 완수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이같은 주장은 추가 공격을 위한 전략적 발언으로 해석된다. 후티 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함께 이란의 지원을 받는 ‘저항의 축’ ‘시아파 벨트’로 분류된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7일 가자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집중 공격해 두 정파는 매우 약화된 상태다. 아사드 정권은 헤즈볼라 약화에 따른 연쇄 효과로 12월 초 아예 붕괴됐다. 이스라엘은 이제 남은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을 강화해 시아파 벨트를 최대한 약화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후티 반군 공격 정당성 주장에 대해 서방 국가들조차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안보리 이사국들이 후티 반군을 비판하면서 이스라엘이 후티 반군을 공격한다며 최근 예멘 수도 사나를 공습해 민간인들이 숨지게 만든 점 등도 비판했다고 전했다.



지난 26일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들은 후티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예멘 수도 사나 공항을 폭격하고, 거점인 호데이다 항구, 서부 해안을 불바다로 만들었다. 이스라엘 공군은 약 2000㎞를 비행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종단한 뒤 이 공격으로 6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고 후티 반군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텔레비전은 전했다. 사나국제공항은 예멘 항공사 예메니아항공과 유엔 전용기만 운항한다.



모하메드 칼레드 키아리 유엔 부사무총장은 중동에서 또 다른 위험한 ‘단계적 (긴장) 확대’(escalation)를 목격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양 쪽의 공격을 비판했다.



주유엔 영국 대사인 바바라 우드워드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강조하면서도 “이스라엘의 행동은 민간인 보호를 포함한 국제법에 따른 의무와 일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우드워드 대사는 이스라엘의 26일 공습 때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사나 공항에 있다가 죽을 고비를 넘겼던 일을 지적하며 “인도주의 구호 활동가들이 임무를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겨레

26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이 예멘 호데이다에 있는 라스 쿠타이브 발전소를 공격한 후 건물이 불타고 있는 모습. 예멘 후티의 공식 알-마시라 TV 방송국 영상 갈무리. 호데이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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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을 계속하는 이상 자신들의 이스라엘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혀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대비해 사나와 호데이다항에 있던 군사 자산 등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 시작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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