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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코린이탈출] 가상자산도 산업군 있다… 2024년 가장 핫했던 분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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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이미지=챗GPT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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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를 해 본 사람이라면 주식 종목들이 나눠진 투자 분야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것입니다. 주식시장에는 금융, 에너지, 산업재, 필수소비재 등 다양한 경제분야와 산업그룹이 나뉘어 있죠. 상장사들은 각자 펼치려는 사업 영역에 따라 다양한 분야별, 산업별로 그룹화되어 있으며 산업별 특징도 있습니다.

가상자산시장도 동일합니다. 어떤 가상자산(코인)은 결제시스템을 개선하려고 하고, 어떤 코인은 스마트계약을 실행하고, 또 어떤 코인은 가상 자산과 현실 세계의 실물을 연결하기도 합니다. 이 분류체계는 사이트나 기준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코인의 사용사례와 기술적 특성에 따라 나눠집니다. ▲자체 블록체인을 운영하는 레이어1 ▲메인 블록체인의 확장성(속도)을 개선하기 위한 레이어2 ▲달러 등 실제 화폐와 가치를 연동하는 스테이블코인 ▲탈중앙화 금융을 지향하는 디파이(DeFi) 등이 대표적입니다.

간단하게 나눠 놓은 가상자산 분야만 해도 수십 가지가 넘고 내부에는 수많은 종류와 코인이 있습니다. 또한 하나의 코인이 여러 특징을 지닌 경우 여러 분야에 속하기도 합니다. 코인별 분야에 대한 정보는 코인마켓캡, 코인게코, 소소밸류, 트레이딩뷰 등 다양한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을 처음 접하는 투자자라면 카테고리별로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시장의 자금 흐름이 어느 분야에 모이는지 살펴보고 성장 가능성이 큰 종목을 찾을 것을 당부합니다.

가상자산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지난 한 해, 가장 인기 있는 분야는 어디였을까요. 가상자산업계의 리서치 업체들과 전문가들은 성장성, 가격 등 다양한 지표를 기준으로 올해 투자자들에게 가장 주목 받고 인기 있는 분야를 뽑아봤는데, 몇 가지 공통적인 분야를 언급했습니다. 바로 비트코인과 인공지능(AI), 실물화자산(RWA)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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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별 산업분야 종류. /코인마켓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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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하나의 가상자산이자 한 분야

비트코인은 가장 오래된, 그리고 시가총액이 가장 큰 가상자산인 동시에 하나의 분야를 부르는 말입니다. 비트코인 분야는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하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의미하며, 비트코인의 특성과 이를 둘러싼 다양한 산업, 기술, 활용 사례를 포함합니다. 통상 비트코인이 오르면, 비트코인 분야에 함께 묶인 가상자산에도 호재로 작용합니다. 비트코인은 이러한 상징성 때문에 가장 주목받는 가상자산입니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덕에 인기가 더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유망하게 보는 이유가 트럼프 당선인 때문만은 아닙니다. 올해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면서 비트코인에는 여러 글로벌 기관 자본이 유입됐습니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은 메타(Meta)나 엔비디아, 은(銀)의 시가총액을 넘어섰으며 알파벳과 아마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정학적 불안 시 비트코인의 가격이 오르는 최근 흐름을 보면, 마치 금(金)처럼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을 헷지(위험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산업계에 불어온 인공지능(AI) 열풍은 가상자산 시장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는 AI에 필요한 칩셋, 데이터센터를 개발하는 곳들이 주목받은 반면 가상자산시장에서는 블록체인 위에서 AI를 활용해 거래를 돕거나(니어 프로토콜), 3D그래픽이나 AI연산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네트워크를 제공하는(렌더) 등 블록체인 기술과 AI를 동시에 활용한 프로젝트들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블록체인업계에서는 AI 에이전트가 각광받고 있는데요. AI 에이전트는 상담원, 데스크 직원 등의 작업을 대신 해주는 AI 기반 소프트웨어로 어떤 작업이든 포괄하는 광범위한 개념입니다. 특히 X(옛 트위터)에서 활동하던 한 AI 에이전트가 만들고 홍보한 고트세우스 막시무스(GOAT)라는 가상자산은 생성된 지 13일 만에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의 선물 시장에 상장돼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누구나 블록체인과 AI에이전트를 활용할 수 있고 트레이딩 최적화나 시장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블록체인의 실제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장경필 쟁글 센터장은 “AI 에이전트가 블록체인상에서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하고 거래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앞으로 AI 모델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의 제공과 보상, AI 모델 훈련 인프라 구축 등 AI 에이전트 생태계를 지원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도 주목받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 맨해튼 부동산을 토큰화? 실물자산과 연계된 RWA

가상자산은 실용성에 대해 오랫동안 공격을 받아왔습니다. 가상자산 무용론 지적인데요, 이를 해결하고자 나온 개념이 실물자산(Real World Asset) 토큰입니다. RWA는 부동산이나 미술품, 금 등 전통적인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토큰화합니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지난달 업비트 콘퍼런스에서 “블록체인은 더는 보이지 않는 기술이 아니다”라며 꼽은 분야도 RWA입니다.

RWA는 유동성이 부족한 자산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떤 실물 자산도 토큰화를 가능하게 해 글로벌 거래를 용이하게 만들어줍니다. 또 중개자를 없애 시간과 관리비용도 크게 절감할 수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블랙록과 프랭클린템플턴 등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RWA 시장에 뛰어들었는데요, 블랙록은 연말까지 100억달러(약 14조7000억원)에 달하는 토큰화된 자산을 소유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대표적인 RWA 분야의 코인은 금융기관이 보유한 자산을 토큰화할 수 있는 자체 프라이빗 블록체인 구축 기술을 제공하는 아발란체, 현실 세계 데이터를 블록체인상으로 옮기는 ‘오라클’ 기술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는 체인링크, RWA 사업을 직접 하는 온도 파이낸스 등이 있습니다.

이 외에 2024년 한해 주목받았던 분야에는 밈코인도 언급됐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강력하게 지지하는 도지코인을 비롯해 시바이누, 페페코인 등이 바로 밈코인인데요. 귀여운 동물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특별한 목적이나 사용처가 없는 부류의 가상자산을 밈코인이라고 부릅니다. 사실상 쓰임새가 없는 코인이지만 밈코인이 차지하는 거래량과 시가총액의 비율은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도지코인은 시가총액 7위를 지키고 있는 가상자산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밈코인의 변동성에 항상 주의할 것을 강조합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밈코인은 사실상 어떤 목적도 로드맵도 없으며 말 그대로 누군가 더 비싸게 사줘야만 거래가 가능한 코인으로, 잠시 급등했다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으니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민서연 기자(mins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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