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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석 감독표 가족 코미디’라니. ‘뜨거운 아이스크림’처럼 붙을 것 같지 않은 단어의 조합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대가족’을 보고 천만 감독의 저력을 다시금 느낀다. 충무로 대표 이야기꾼 양우석 감독이라 가능했다. 만둣국처럼 뜨끈한 가족 이야기가 31만 관객(12월31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의 가슴을 울렸다.
데뷔작 ‘변호인’으로 1137만 관객을 모은 양 감독은 두번째 작품 ‘강철비’도 445만 관객을 기록하며 신인 감독이 흔히 겪는 소포모어 징크스(두 번째 기회에서 처음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를 겪지 않고 영화계에 안착했다. 매 작품 각본과 연출을 병행해 스토리텔링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증명해왔던 그이기에 작품의 개연성과 흡입력은 두 말하면 입 아프다.
영화는 스님이 된 아들 문석(이승기)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 무옥(김윤석)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생각지도 못한 기막힌 동거 생활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윤석은 시나리오에 대해 “서로 얽히고설킨 타래를 풀어나가는 재미가 있는 이야기인데, 굉장히 경쾌하고 휴먼 코미디 터치가 잘 돼 있었다”고 첫 인상을 전하기도.
양 감독은 “한국의 근현대사를 다룬 전작들과 대가족의 결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저에게 세 작품은 같은 결이다”라면서 말문을 연다. 그는 “변호인은 ‘잘못된 건 항의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작품이다. 덕분에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은 후, 저는 10년 동안은 ‘사회’에 필요한 글쟁이, 연출자가 되기로 마음 먹었다”며 “그런 지점에서 ‘한반도에 전쟁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보여주는 것이 영화인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만든 영화가 강철비다. 현시점 가장 중요한 화두는 가족이다. 한 세대 만에 크기, 의미가 다 바뀌었다. 가족에 대한 질문과 이야기를 던지고 싶어 시작하게 된 게 대가족”이라고 설명했다.
양 감독의 말처럼 모든 캐릭터들은 가족 안에서 변화하고 성장한다. “무옥은 이북 출신으로 6.25 때 가족을 잃었다. 가족에 대한 욕망과 결핍이 큰 인물이다. 그런 사람의 아들이 출가를 해버렸고, 어느날 그 핏줄을 받은 손주들이 나타났다고 하니 반가울 수 밖에 없다. 또 유전자적 손주(라고 주장하는 아이들)들은 보호자, 즉 가족이 필요하다. 남매의 해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가족 뿐이다”라고 해석을 더한 양 감독은 “반면 문석은 가족이 싫어서 속세를 끊은 사람이다. 세 팀이 모두 자기 욕망을 향해 달리다 성장을 한다. 저는 성장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찍었다”며 연출의 의도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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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기증이라는 소재는 캐릭터들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했다. 그는 “80년대엔 실제로 정자 기증이 많이 이뤄졌다. 산부인과 교수님들은 가장 옆에 있어 믿을만한 의대생의 유전자를 선택했다고 한다”며 “무옥은 내 피가 들어가면 연대감이 없어도 ‘내 새끼다’ 하는 사람이라 DNA가 들어가면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자 기증이라는 소재를 생각했다”고 취재 내용과 소재 사용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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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역할을 맡은 이승기는 실제 삭발 장면을 촬영해 영화에 담았다. 양 감독은 “이승기 배우가 불자다. 삭발에 대해 거부감이 없으니 ‘그냥 밀면 되는 거 아닌가’ 했다더라. 정작 찍는 날 ‘아, 이게 큰 결정을 내려야 하는 거구나’ 생각했다더라. 그런 생각이 화면에 고스란히 잡힌 것 같다. 감독 입장에서는 흔쾌히 결정해준 배우에게 고맙다”라고 웃어보인다.
이어 “이승기는 영화를 여러번 보더라. 볼 때마다 다른 느낌이 온다고 했다. 총각 때 찍고, 결혼을하고, 이제 아버지가 됐잖나. 대가족의 내용도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고. 그래서 감상이 남다를 수 있다”라며 “저도 후반 작업하면서 몇백 번을 봤다. 볼 때마다 ‘약간 다른데’ 하는 걸 느낀다. 이게 성장 드라마가 갖고 있는 특징 같다”라고 개인의 감상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저는 가족의 이야기는 모두에게 공감되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변호인과 강철비보다 더 무겁고 진지한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다”며 “이 영화를 통해 가족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나타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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