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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 초읽기…경호처 진입 불허시 충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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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머니투데이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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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공조수사본부(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경찰·국방부 조사본부)가 경호를 뚫고 실제 윤 대통령을 체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경호처 관계자는 2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경호조치를 할 것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대통령경호법 등에 따라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막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집행하려면 크게 두 가지 관문을 넘어야 한다. 첫 번째로 윤 대통령이 칩거 중인 서울 한남동 관저 앞 지지 세력과 경찰 경비단이다. 경비단은 원래 관저가 아닌 서울 용산 대통령실 내외부 및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데 관저 인근의 대통령 관련 집회와 시위도 일부 관리한다.

만약 공수처가 한남동 관저 진입을 시도한다면 윤 대통령 지지 세력을 무력화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경찰 기동대 등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경우 경찰 지휘를 받는 경비단이 기동대의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방해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황세영 101경비단장이 윤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 출신이라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한 경찰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경찰도 함께 공조수사본부에 속해 있다"며 "공식적으로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이 돕는다고 보면 서울경찰청 지휘를 받는 경비단이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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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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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두 번째로 넘어야 할 관문은 대통령을 근접 경호하는 경호처다. 앞서 공수처는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면 직권남용과 공무집행방해는 물론,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경고문을 경호처에 보냈다. 많은 사람이 무기 등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공무집행을 방해하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이 경우 처벌 수위가 공무집행방해보다 50% 가중된다.

이 같은 경고에도 경호처는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막아설 가능성이 높다. 바리케이드로 진입을 막거나 문을 열어주지 않는 등 접근 자체를 불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통령경호법상 경호는 '경호 대상자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신체에 가해지는 위해를 방지하거나 제거하고 특정 지역을 경계·순찰 및 방비하는 등의 모든 안전 활동'으로 정의한다. 체포 시도를 '위해'라고 판단할 공산이 크다.

경호처는 또 군사 및 공무상 비밀의 경우 압수, 수색을 할 수 없다는 취지의 형사소송법 제110조와 제111조를 근거로 삼을 전망이다. 공수처는 앞서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청구하면서 관저에서 윤 대통령을 찾기 위해 수색영장도 함께 청구했다. 법원이 체포영장과 수색영장을 모두 발부하면서 해당 조항 적용을 예외로 한다는 문구를 적시한 것으로 알려지지만 법적 근거가 없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충성심이 강하고 경호 실패를 가장 꺼려하는 경호처의 특성상 물리적 충돌을 불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찰대 출신인 박종준 경호처장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 경호처 차장을 지내고 19, 20대 총선에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력이 있다는 점 등에 비춰볼 때 윤 대통령을 지키려 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 무장을 한 경호처 직원들이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하는 경찰 등과 대치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만약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에 성공한다면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호송되는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 이 경우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상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여론이 20% 중후반대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감안한 듯 최근 윤 대통령 측은 적극적으로 장외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도 한남동 관저 앞 지지자들에게 "나라 안팎의 주권침탈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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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 구성을 돕는 석동현 변호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30분쯤 관계자를 통해 자필 서명이 담긴 메시지를 집회 현장에 전달했다. /사진=석동현 변호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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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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