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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美뉴올리언스 차량 돌진 테러 범인은 퇴역 군인… “IS에 충성 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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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가입 이유 여러 번 꿈꿨다" 영상 발언
아프간 1년 파병도… "전투 참여는 안 해"
회계법인서 고액 연봉... 이혼·재정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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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1일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발생한 트럭 돌진 테러 사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뉴올리언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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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미국 사회를 발칵 뒤집은 루이지애나주(州) 뉴올리언스 '차량 돌진' 테러 사건 범인은 퇴역 미군 출신 샴수드 딘 자바르(42·사망)였다. 미국 텍사스주에서 태어난 시민권자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파병됐고 회계법인(기업 컨설턴트)에서 근무하며 고액 연봉도 받았던 평범한 미국인이었다. 다만 어떤 계기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슬람 개종... 극단주의와 거리 멀어"


1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자바르는 테러 공격 감행 몇 시간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을 통해 몇 마디 말을 남겼다. 그는 이혼을 언급하며 "원래는 '축하 행사'로 가족을 꾀어낸 뒤 죽이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IS에 가입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여러 번 꿈을 꾸었다"며 "그후 계획을 바꿔 IS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 영상에 대해 "IS에 충성을 맹세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자바르가 텍사스 자택에서 루이지애나로 운전하며 이 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추정했다.

주변인들은 자바르에 대해 '이슬람 극단주의와는 거리가 멀다'고 입을 모았다. 동생 압둘(24)은 "어릴 땐 우리 둘 다 기독교를 믿었지만, 형은 오래전 이슬람교로 개종했다"고 전했다. 학창 시절 친구 크리스 푸슨(42)은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군에서 전역한 뒤 페이스북에 이슬람 관련 글을 올리며 자신의 신앙을 드러내긴 했으나, 극단주의나 폭력을 추구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게 푸슨의 증언이다. 반면 자바르의 첫 번째 부인은 "이슬람교 개종 이후, 최근 몇 달간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고 전했다.

8년간 미 육군 복무… 군 경력 자랑스러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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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벌어진 트럭 돌진 테러 사건의 용의자 샴수드 딘 자바르. 미 연방수사국(FBI)이 공개한 사진으로, 자바르는 이날 경찰과의 총격전 끝에 숨졌다. 뉴올리언스=AFP 연합뉴스


자바르는 2007~2015년 미 육군 인사·정보 분야에서 현역 복무했다. 2009년부터 1년간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도 파병됐다. 직접 전투에 참여하진 않았고 특수 무기나 폭발물을 사용한 경험도 없었지만, 군 복무 경험을 매우 자랑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유튜브에서 그는 "군 복무를 통해 모든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전역 후 제대군인으로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조지아주립대에서 '컴퓨터 정보 시스템'를 전공한 자바르는 2015년 학보사 인터뷰에서 "제대군인부 일처리가 경직돼 있다. 서류 하나만 놓쳐도 지원받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기업 컨설턴트 근무, 고액 연봉"


2021년 대형 회계법인 딜로이트에 취직한 뒤에는 기업 컨설턴트로 일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자바르는 딜로이트에서 연봉 12만 달러(약 1억7,600만 원)를 받으며 존슨앤드존슨, 미 국립보건원 등을 상대로 컨설팅을 해 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심각한 재정난에도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2022년 1월 두 번째 이혼 준비를 위해 배우자 측 변호인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자바르는 "연체된 집세가 2만8,000달러(약 4,106만 원)에 이른다. 이혼 합의를 빨리 안 하면 압류 위기에 몰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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