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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단독]“이게 나라냐” 윤석열 한탄에…김용현, 담화문·포고령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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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전 장관 공소장 내용 들여다보니

윤 대통령, 지난해 11월24일 김용현에게

“이게 나라냐, 국회 패악질, 비상대책 필요”

윤, 12월1일 “비상계엄에 필요한 것 뭐냐”

김, 담화문 등 미리 준비해놓은 초안 보고

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1일 서울 광화문광장 관람 무대에서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을 지켜보던 중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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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대국민 담화문과 포고령은 모두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준비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 “이게 나라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비상계엄에 필요한 문건 초안을 미리 작성했다.

경향신문이 4일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을 통해 입수한 김용현 전 장관 공소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4일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과 대통령 관저에서 차를 마시다 “정말 나라가 이래서 되겠느냐”면서 야당이 제기하는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과 무기 지원을 둘러싼 야당과의 대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수사 관련 판·검사 탄핵 가능성, 감사원장과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 추진 등을 걱정했다. 윤 대통령은 “이게 나라냐. 바로 잡아야 한다. 미래세대에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국회가 패악질을 하고 있다”면서 비상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결심할 때에 대비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11월24일부터 12월1일까지 비상계엄에 선포한 ‘계엄 선포문’ ‘대국민 담화문’ ‘포고령’ 초안을 미리 준비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군기무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의 주도로 작성된 계엄령 문건과 과거 포고령 사례를 참고했다.

윤 대통령은 1일 오전 11시 김 전 장관을 불러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과 검사들을 탄핵소추하는 상황을 거론하며 “지금 만약 비상계엄을 하게 되면 필요한 것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김 전 장관은 “계엄 선포문, 대국민 담화문, 포고령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윤 대통령이 “준비할 수 있느냐”고 묻자 김 전 장관은 미리 준비했던 초안들을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포고령 중 ‘야간 통행금지’ 부분을 삭제하는 등 보완을 지시했고, 김 전 장관은 다음날인 2일 저녁 수정안을 다시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별다른 수정 없이 “됐다”라고 말해 승인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일 밤 10시25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해 있다.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 계엄을 선포한다”고 담화문을 읽었다.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을 통해선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포고령 1호를 발령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11월30일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의 인사 관련 보고를 받을 때 “조만간 계엄을 하는 것으로 대통령이 결정하실 것이다. 더 이상 이 난국을 두고 볼 수 없다. 계엄사가 부정선거와 여론조작의 증거를 밝혀내면 국민들도 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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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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