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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공룡 고속도로”… 英 채석장서 발자국 200개 무더기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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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영국 옥스퍼드셔의 한 채석장에서 발굴된 공룡 발자국 유적.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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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채석장에서 약 1억6000만년 전 공룡들이 비슷한 방향으로 이동한 흔적으로 추정되는 발자국 수백개가 무더기로 발굴됐다.

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와 버밍엄대 과학자들은 지난해 여름 옥스퍼드셔의 한 채석장에서 공룡 발자국 200여개를 발굴했다.

이 발자국들은 약 1억6600만년 전 이 지역에 서식한 최소 5마리의 공룡들이 비슷한 시기에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은 초식공룡인 케티오사우르스 네 마리와, 육식공룡인 메갈로사우르스 한 마리가 각각 남긴 것들로 보고 있다.

특히 이들 중 한 마리의 발자국은 152.4m(500피트)에 걸쳐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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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발자국.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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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마리 중 네 마리는 모두 같은 북쪽 방향을 향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인근 지역에서 앞서 발굴된 다른 공룡 발자국들의 이동 방향과도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 발자국들에 “공룡 고속도로”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발굴을 주도한 커스티 에드거 버밍엄대 미고생물학 교수는 “이 정도 규모의 흔적이 오랫동안 보존되어 1억6600만년전의 옥스퍼드셔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건 정말 특별한 일”이라며 “당시 이 동물들은 그저 일상생활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에드거 교수는 “이 공룡들이 모두 같은 목적지를 향해 이동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케티오사우르스 등 용각류 공룡들은 무리 지어 이동하는 습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발자국들이 동시에 남겨진 것인지는 불분명하나, 보존방식 등으로 봤을 때 각 발자국이 남겨진 간격은 길어도 몇주 또는 몇개월 이내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에드거 교수는 이어 “육식공룡인 메갈로사우르스의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은 초식공룡 한 마리의 발자국 위에 일부 겹친 채 발굴됐는데, 이는 이 육식공룡이 초식공룡보다 늦게 지나갔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육식공룡이 초식공룡을 쫓은건지, 나중에 이곳을 지나간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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