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해안가에서 발생한 산불로 LA 근교 도시 알타데나의 한 주택이 불타고 있다./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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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산불로 주민 8만명에 대한 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피해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건조한 기후의 해안가에서 발생한 산불은 LA 일대에서 일명 ‘악마의 바람’으로 불리는 국지성 돌풍, ‘샌타애나 바람(Santa Ana wind)’을 타고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현지 시각 8일 오전 5시 기준, 아직까지 인명 피해는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재난 당국은 산불이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도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LA에는 미국에서 가장 큰 한인 타운이 있는 만큼 한인들의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LA에는 미국 한인 교민의 5분의 1 에 해당하는 23만명이 살고 있다.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해안가에서 발생한 산불로 LA 근교 도시 패서디나의 한 맥도널드 건물이 불타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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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등 외신에 따르면 7일 오전 10시 30분쯤 LA 해안가인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공원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약 5.1㎢였던 팰리세이즈 산불의 피해 면적은 저녁 6시 30분쯤, 여의도 면적의 6배 규모인 약 17㎢ 수준으로 커졌다. AP는 “인근 노인복지센터 직원들이 휠체어와 병상에 있는 환자 수십 명을 주차장으로 대피시켰다”며 급박한 상황을 전했다.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화재는 곧바로 이웃 마을 말리부와 벤투라까지 번졌고, 불길을 피해 대피하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도로 통행이 불가능해지자 일부 주민들은 차를 버리고 도보로 대피했다. 교통 체증으로 응급 차량의 통행이 불가능해지자 당국은 불도저를 투입해 길에 버려진 차량들을 옆으로 밀어내 길을 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통제 불능의 산불이 도시와 고속도로를 연기로 뒤덮고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새빨간 화염이 주택과 맥도널드 등 상업용 건물을 집어삼킨 사진과 영상도 빠르게 온라인으로 공유되고 있다.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일대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근 요양 병원에 있던 노인들이 휠체어에 탄 채로 대피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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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픽 팰리세이즈 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한 몇 시간 뒤 LA 북동쪽 내륙 알타데나 산기슭 자연보호구역에서도 산불이 발생했고, 이어 실마 지역에서도 산불이 나면서 주택과 산림 등을 태우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인근 일부 학교는 휴교령을 내렸다. 알타데나 주민 머피 알레한드로씨는 “1989년부터 이곳에 살면서 화재를 네 번 겪었는데, 집을 떠나 대피한 것은 처음”이라며 “지금껏 본 것 중 최악의 화재”라고 했다.
이번 산불이 빠르게 확산한 건,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서 부는 강풍 ‘샌타애나 바람’ 때문으로 알려졌다. 인근 내륙 사막 지역인 네바다주와 유타주로부터 형성되는 고기압이 해안 지역인 캘리포니아로 불어오면서 돌풍이 되는데, 빠른 데다 방향을 예측할 수 없어 ‘악마의 바람’으로 불린다. 실제로 현재 LA 일부 지역에서 돌풍은 시속 160㎞에 이르는 등 허리케인급으로 커져 소방 항공기와 헬리콥터조차 날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선 기후변화가 이러한 산불의 위험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통 1월은 캘리포니아에서 우기로 분류되는데, 최근 이상기후로 인해 이 지역에 이례적인 겨울 가뭄이 이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캘리포니아주 산림 보호·산불방지청은 산불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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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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