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3도에도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 계속…"패딩 두겹, 하의는 세겹"
10일 오전 8시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석열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보수집회 모습. /사진=이찬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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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딩점퍼 두 겹, 양말 세 겹 입었어요."
10일 오전 8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린 보수 집회에 참여한 50대 여성 A씨는 은박지 방수포를 둘렀다. 오전 8시 기준 서울 용산의 기온은 영하 13도(℃)였다.
이번 겨울 가장 추운 날씨임에도 대통령 관저 앞 집회는 계속됐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100여명은 담요나 두꺼운 패딩을 겹겹이 두르고 강추위 속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라면과 핫팩, 커피로 간밤에 언 몸을 녹였다. 라면을 나눠주던 30대 남성 B씨는 "평소보다 더 춥다"며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라면을 먹으니 살 것 같다"고 했다.
60대 남성 C씨는 "어제까지 이곳에서 3일간 밤을 새웠는데 오늘은 새벽 5시30분에 집에서 나왔다"며 "평소와 비교하면 사람이 확실히 줄긴 했다. 해가 뜨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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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 한파'에 옷 여러 겹 필수…컵라면·커피, 간이 난로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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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8시쯤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보수집회 현장. 버스정류장에 앉아있는 사람들(왼쪽)과 커피와 라면 등으로 언 몸을 녹이는 사람들. /사진=이찬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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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집회 맞은편에선 탄핵 촉구 집회도 이어졌다. 난로 가까이에 손을 대고 불을 쬐던 50대 남성 D씨는 "난로에 불을 붙이고 손을 녹이니 버틸 만 하다"고 미소지었다.
그는 "양손에 하나씩 손난로를 갖고 있다. 방석 난로도 이용한다"며 "9일 동안 있었는데 오늘은 손 끝이 아릴 정도로 춥다"고 말했다.
전날 저녁 7시부터 이곳에 있었다는 50대 여성 E씨는 "귀와 손가락이 떨어져 나갈 것만 같다"며 "며칠 전 눈이 많이 왔을 땐 몸이 젖어서 힘들었는데 지난 밤이 그때보다 더 추웠다"고 했다. E씨는 "경량 패딩이랑 일반 패딩을 껴 입었다"며 "하의도 세 겹 입었다"고 밝혔다.
10일 오전 9시쯤 보수집회 맞은편에서 열린 탄핵 촉구 집회 참여자들 모습. 옷을 여러겹 입었다는 50대 F씨(왼쪽)와 난로를 쬐고 있는 50대 E씨(오른쪽). /사진=이찬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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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본 vs 경호처 대치 장기전…추운 날씨 집회 참여자 건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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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두고 공조수사본부(공조본)와 대통령 경호처 간 대치가 장기화되면서 집회에 참가한 중·장년층의 건강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고령자는 일반 성인보다 한랭 질환에 취약하다. 추울 때 혈관을 수축해 열 손실을 감소시키고 신체를 떠는 등 보상 반응이 일반 성인보다 약해서다. 또 고령자가 동절기 이른 아침에 무리한 신체 활동할 경우 혈압이 상승하거나 심뇌혈관질환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강추위는 오는 12일 잠시 수그러들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는 12일부터 평년 수준으로 기온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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