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가급적 빨리 편성해야 한다"고도
금리보다 정치 불안 해소, 경제 위해 중요
"최상목 대행 두둔은 정치 아닌 경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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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3.0% 동결을 결정한 16일 오전 서울 중국 한은 콘퍼런스홀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리 결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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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조~2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추경)예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 정국 불안과 미국 새 정부 출범에 따라 떨어지는 성장률을 보완할 수 있는 예산 규모를 추정한 결과값인데, 통화정책을 지휘하는 한은 총재가 추경 규모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 총재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년과 달리 지금은 추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경제성장률을 인위적으로 올리는 게 아니라 예상보다 떨어진 성장률을 보완하는 정도의 규모면 되지 않는가 본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12·3 불법계엄 사태 여파로 소비와 내수가 예상보다 더 악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관련 통계를 보면 (계엄 여파로) 성장률이 0.4%에서 0.2%나 더 밑으로도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 성장률 전망치(1.8%)가 잠재성장률(2.0%)보다 0.2%포인트 떨어진다면 이를 보완하는 규모의 추경 예산이 적절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차이를 메우기 위해 필요한 추경 규모가 15조~20조 원 수준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총재는 가급적 빠른 편성도 촉구했다. 추경 편성안이 빨리 발표되면 각종 경제연구기관들이 이를 반영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할 수 있고, 그 수치가 경제 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만큼 내수 부진이 우리 경제에 더 큰 위기가 되지 않도록 이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 총재의 판단이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재정정책인 추경 편성 여부와 규모까지 이 총재가 직접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회에서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최소 20조 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우선 1분기 예산 집행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라는 점에서 이 총재의 발언은 공교롭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옹호한 발언들이 '정치적'이라고 지적받은 것과 관련, 이 총재는 "굉장히 경제적 발언"이라고 잘라 말했다. 국내 정치가 안정화되고 있고 경제 사령탑도 흔들림 없다는 점을 대외에 보여주는 것이 "금리 몇 퍼센트 낮추는 것보다 경제 안정을 위해 중요한 메시지"라는 입장이다. 앞서 이 총재는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등의 결정에 대해 "대외신인도 하락과 국정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서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적극 엄호한 바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경제 정책이 순항할 수 있도록 여야정협의회를 정치와 경제로 분리해 운영하자는 제안도 했다. 이 총재는 "정치와 경제가 분리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독립적으로 진행해 경제가 정치와 관계없이 정상 작동한다는 걸 보여주는 게 (한은과 정부 등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경제는 실무자들이 빠르게 협의하는 노력이 대외신인도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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