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부산 남구 용호동 해군작전기지에 정박해 있는 미 항모 칼빈슨함의 모습. 국방부 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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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함의 부산 입항에 대해 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명의의 담화를 내 “”라고 반발하면서 북한의 대응 수위를 높이겠다고 경고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김여정 부부장의 첫 대미 담화인데, 이번 항공모함 입항과 이달 중순 한·미, 한·미·일 훈련에 대해 맞대응 수위를 높이겠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김여정 부부장은 4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에 공개된 담화를 통해 미국이 북한을 향해 “안전상 우려를 무시하고 정세를 악화시키는 도발적인 행위들을 상습적으로 감행하고 있다”며 “전략적 수준의 위혁(힘으로 으르고 협박함)적 행동을 증대시키는 선택안을 심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미국이 칼빈슨함 입항, 핵잠수함 알렉산드리아 전개 등을 통해 전략 자산들을 상시 배치 수준으로 한반도에 투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달 중 실시될 한·미·일 해상훈련과 한·미의 프리덤 실드 합동군사연습(FS)을 통해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이 고조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부부장은 “미국이 추구하고 있는 행동을 동반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은 우리의 핵전쟁 억제력의 무한대한 강화의 명분을 충분히 제공해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가만히 앉아 정세를 논평하는 데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계속해 군사적 힘의 시위 행위에서 기록을 갱신해 나간다면 우리도 마땅히 전략적 억제력 행사에서 기록을 갱신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의지와 능력을 시험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김여정 부부장 담화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제재와 무관한 순항미사일 발사로 대응하던 북한이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한·미연합훈련, 한·미·일 해상훈련을 앞두고 고강도 맞대응 행동을 시사한 위협이라고 해석했다. 양 교수는 “전략적 수준의 위협적 행동을 증대시킨다는 것은 단계적이고 선택적으로 도발 수위를 높이겠다는 것”이라며, 이달 중순 한·미, 한·미·일 연합훈련 기간에 북한이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중거리 미사일 발사 등에 이어 상반기 정찰위성 발사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여정 담화가 트럼프 행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해 비난하지 않은 것은 북·미 협상 등을 염두에 둔 수위조절의 단면으로 해석했다.
칼빈슨함은 미국의 세번째 니미츠급 항공모함으로 같은 항모강습단 소속의 순양함 프린스턴함, 이지스 구축함 스터렛함과 함께 지난 2일 부산에 입항했다. 미군 항모의 국내 입항은 지난해 6월 이후 약 8개월 만이며, 지난 1월20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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