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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이명박 만난 오세훈 “트럼프 MAGA 구호 따서 KO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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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의 청계재단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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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서울시장 출신으로 유일하게 대통령을 지낸 이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사실상 오 시장의 대선 행보로 풀이된다. 오 시장이 이 전 대통령을 만난 건 12·3 비상계엄 이후 처음이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의 청계재단을 찾아 1시간가량 이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 시점에 가장 필요한 게 성장이다. 나라 위상 올리는 것은 우선 경제가 성장해야 한다. 그래야 세계와 경쟁한다”고 말했다.



    이에 오 시장은 “그래서 제가 구호를 KOGA(KOrea Growth Again·다시 성장하는 대한민국)이라고 재미있게 지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 때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한 걸 따왔다”고 말했다.



    이날 대화는 탄핵 정국에 대한 논의 보다는 경제 성장에 집중됐다. 이 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 모든 정상이 경제정치를 한다. 지금 정상들도 (다른 나라에) 초청받을 때 정치적 얘기를 들으러 가는 게 아니라 경제 이야기를 들으러 간다. 얼마 전에 베트남 정부의 초청을 받아서 갔는데 ‘성장 주인공은 기업이고, 정부는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더니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르면 이달 중순 ‘다시 성장이다’라는 제목의 비전서를 내는 등 경제와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대선 행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월부터는 ‘규제 철폐’라는 슬로건으로, 강남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는 등 지금까지 서울시의 규제 약 60건을 완화했다.



    오 시장은 이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 전인 이날 오전엔 서울시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기업 중심, 성장지향형 규제개혁 토론회’ 기조발표도 진행했다. 이날 자리도 그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임기 동안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하는 등 대기업 중심의 규제를 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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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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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전 대통령은 “(오 시장이) 의제를 잘 잡았다. ‘다시 성장’이라고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며 “성장하려면 규제개혁 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가 지나고 인공지능 시대가 오는데 우리는 규제가 많고, 정치는 아날로그 시대”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은 오 시장에게 “(성장 이야기를 꺼낸 건) 서울시장이 할 얘기를 넘어섰다”며 오 시장을 추어올렸다. 오 시장은 “(제가) 주제넘게 그랬다”며 웃었다.



    이번 만남은 1~2주 전 미리 조율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늘 만남이 한쪽의 요청이라기보다 그동안 두 분이 종종 만나온 것의 일환”이라며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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