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추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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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하자 시위와 단식 농성을 벌이며 장외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헌재에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동시에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집권 여당이 ‘아스팔트 정치’에 집중하면서 황교안 전 대표 당시 자유한국당 시절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의 12·3 계엄 선포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과 박대출 의원은 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추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부터 재판까지 법과 상식이 무너지는 절차와 과정에 대한 분노가 광장으로 쏟아지고 있다”며 “재판이 아닌 정치를 한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는 헌법재판소”라고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윤 대통령 구속 취소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했다.
매주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는 국민의힘 의원 수도 늘어나고 발언도 과격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 40여명은 지난 1일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각각 열린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광화문 집회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헌법재판소를 때려부수자(서천호 의원)”는 거친 발언까지 나왔지만 당 지도부는 이를 묵인했다.
박수영 의원은 지난 2일부터 사흘째 국회 본관에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는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야 합의를 거치지 않은 마 후보자를 임명하면 탄핵심판이 불공정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농성장을 방문해 헌재가 최 권한대행의 마 후보자 불임명에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을 비판하며 박 의원을 격려했다.
당 안팎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장외 투쟁에 집중한 황 전 대표 때 자유한국당 모습이 연상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황 전 대표는 지난 2019년 11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며 단식 투쟁을 했다. 황 전 대표는 같은 해 9월에는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파면을 촉구하며 삭발 투쟁도 했다. 당시 제1야당이던 자유한국당이 정치력을 발휘하지 않고 극단적 수단에만 의존하면서 당의 위기가 심화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 중진 의원은 기자와 만나 “단식은 극단적 수단인데 대화 등 다른 방식을 택할 수 있는 집권 여당 의원이 야당처럼 그러는 게 보기 좋지는 않다”며 “의원들이 집회에 나가 자극적인 말을 하는 것도 서로 더 부각되려고 하는 경쟁 의식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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