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로 수천억 손실 입힌 업체에
신규 펀드 자금 지원한 모양새
책임투자 가점제 적용 확대 등
사모펀드 출자 규정 손질 나서
● 국민연금, 홈플러스 회생 신청 보름 전 MBK 투자 확정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21일 MBK파트너스가 신규로 결성하는 6호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모집하는 펀드) 정관에 서명했다. 지난해 7월 출자 대상으로 확정한 뒤 7개월여를 끌다가 3000억 원 안팎의 돈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
MBK파트너스가 지난해 9월 13일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를 신청하면서 국민연금 내부에선 MBK파트너스 출자에 대한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MBK파트너스는 기존 투자자에게 고려아연 공개매수 자금을 받아 투자하게 됐고, 국민연금 자금은 고려아연 인수에 동원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최종 출자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 출자 규정 손보는 국민연금
전문가들은 최근 PEF 부실과 관련해서 국내 기관투자가의 현행 출자 기준 등을 개선할 필요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량평가에서 운용사의 규모나 인원 등에 대한 비중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있는 점, 피투자 자산 가치에 대해 운용사가 제출한 보고서에 의존하는 점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투자 당시보다 주가가 현저히 내려갔거나 자본잠식 상태인데도 PEF들은 고수익 달성을 예상하는 보고서를 내는 경우가 많다”며 “PEF 출자 시 이 같은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잡아야 우수 운용사를 제대로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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