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링크' 경쟁 기업 나올까
인공위성 세대·규모서 뒤처져
지상 터미널 생산 격차도 발목
하지만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을 두고 미-유럽 갈등이 불거지자, 스타링크는 오히려 유럽 내 안보 우려 요소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머스크 CEO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엑스(X)를 통해 직접 "우크라이나의 스타링크는 끊지 않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스타링크 서비스 대금을 지불하던 폴란드 측은 대체 공급자를 모색하겠다고 했습니다.
궤도권 배치 대기 중인 스타링크 위성. 스페이스X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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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링크처럼 위성 기반 인터넷을 제공하는 업체는 지금도 여러 곳 있지만, 대부분은 선박 등 해양 통신에 국한됩니다. 일부 업체는 스타링크처럼 전 지구를 둘러싼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조차도 스타링크 같은 간편함과 성능, 가격 경쟁력을 충족하진 못하는 상황입니다. 스타링크의 대체재가 나오려면, 넘어야 할 커다란 산이 두 개 있습니다.
첫 번째 산: 갈수록 벌어지는 위성망 격차
위성 인터넷은 저궤도(지구 상공 160~2000km)에 인공위성을 띄워 전자빔을 발사, 지상의 안테나와 교신하는 방식으로 인터넷 통신을 제공합니다. 스타링크 외에도 전 지구권 위성 인터넷을 이미 상용화했거나, 혹은 상용화 준비 중인 기업들이 일부 있습니다. 영국 업체 '원웹(프랑스 유텔셋의 자회사)', 글로벌 e커머스 기업 아마존이 추진하는 '카이퍼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입니다. 두 회사 모두 스타링크처럼 저궤도 위성망을 구축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위성 성능과 규모에서 스타링크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현재 스타링크는 2세대 위성망 개발에 접어든 상태입니다. 해당 위성망은 스페이스X가 자체 설계, 제조한 '스타링크 V2 미니(mini)'로 이뤄집니다. '미니'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이 위성은 1세대 위성(260kg) 대비 중량이 거의 3배(740kg)에 달합니다. 위성이 크면 그만큼 더 넓은 태양광 패널과 이온 추진기, 강력한 안테나와 프로세싱 장치를 탑재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V2 미니보다 훨씬 큰 1.2톤(t)급인 완전한 V2 위성도 준비 중입니다.
*2025년 2월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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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링크의 경쟁 업체인 원웹은 현재 150kg급인 1세대 위성 600여기를 띄운 상태입니다. 6700기 이상의 위성이 궤도상에서 가동중인 스타링크보다 규모 면에서도 절대적으로 부족하지요. 대신 원웹은 스타링크보다 훨씬 높은 지구 상공 1200km에서 활동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만큼 전파가 더 넓게 퍼져 한 기의 위성이 커버 가능한 지역이 늘어나,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위성망으로도 글로벌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카이퍼 프로젝트는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카이퍼는 궁극적으로 3620여기의 위성을 지구 저궤도권에 올려 스타링크 같은 초저지연 인터넷을 제공할 계획인데, 2023년 프로토타입 2기를 쏜 뒤로 스케줄이 계속 밀렸습니다. 현재 1세대 카이퍼 위성 발사 시점은 2025년 초로 연기된 상황입니다.
두 번째 산: 터미널 공급 판도
위성망을 갖췄다고 인터넷 서비스를 실행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위성의 통신 빔을 수신할 지상의 단말기, 즉 '터미널'이 필요합니다. 스타링크의 진정한 강점은 스페이스X에서 직접 설계, 제조, 판매까지 담당하는 터미널에 있습니다.
초기 가격 599달러(약 87만원)로 책정된 스타링크의 휴대용 단말기(터미널) '스타링크 미니'. 스타링크는 자체 설계, 제조한 초소형 터미널을 공급하기에 설치가 간편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스페이스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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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링크가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전장, 재난 환경에서 빛을 발하는 이유도 가볍고 작은 터미널 덕분입니다. 대부분의 위성 통신용 터미널은 무겁고 큽니다. 하지만 스페이스X는 노트북과 비슷한 크기의 평면형 터미널을 개발해 고객사에 판매했고, 글로벌 구독자 500만(2025년 2월 기준)을 달성한 지금은 대량 생산을 통해 가격도 낮추는 데 성공했습니다.
원웹은 안테나 전문 제조사들로부터 단말기를 주문해 공급 받는다. BT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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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스페이스X를 제외한 위성 인터넷 사업자들은 현시점에선 다른 기업에 터미널을 주문합니다. 원웹은 휴즈 커뮤니케이션즈 등 안테나 제조사들과 제휴를 맺고 터미널을 공급받지요. 국내 업체 중에는 인텔리안테크가 원웹의 안테나 공급사로 채택된 바 있습니다. 여러 기업들과 공급망을 형성해 함께 움직여야 하므로, 스타링크의 경쟁 기업들은 터미널 생산량을 임의로 늘리기 어렵습니다. 이 문제는 당장 유럽에서 스타링크의 대체재를 찾을 때도 주요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원웹의 모기업인 프랑스 유텔셋도 해외 테크 전문 매체 '와이어드'와의 지난 6일 인터뷰에서 터미널 생산의 어려움을 시인한 바 있습니다. 유텔셋 대변인은 원웹의 위성 커버 범위가 이미 스타링크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주장하면서도 "(4만대 이상의 터미널 공급은) 인스턴트 커피처럼 하룻밤 안에 이뤄질 순 없다"고 밝혔습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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