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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 소리 나는 中전기차 온다…"시간 지나면 위협 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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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지커' 국내 상륙

SUV '7X' 최고 639마력, 제로백 3.8초…약 1억

전문가 "당장은 '메이드 인 차이나' 극복해야"

향후 현대차·기아와 가격경쟁 벌일 수도

지커 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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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 상당의 중국의 프리미엄 전기차 '지커'(Zeekr)가 한국에 본격 진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일고 있다. 비야디(BYD)를 시작으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속속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인데, 업계에선 중국 전기차가 중장기적으로는 현대·기아차를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저가형 BYD, 프리미엄 지커 공세에 국내 업계 '긴장'

25일 대법원 법인등기기록에 따르면, 지커는 지난달 28일 '지커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 코리아 주식회사'(지커코리아) 상호 법인을 설립했다. 지커코리아의 법인 설립 목적은 '자동차 및 이와 관련된 제품들의 수입 사업'이다. 또 '자동차 및 이와 관련된 제품들의 유통·판매·서비스 사업', '자동차 배터리 및 관련 시스템과 소재의 개발·제조·가공·판매·임대·서비스업' 등도 기재됐다.

대표이사로는 차오위 지커 동아시아 총괄이 이름을 올렸다. 사내이사 중 국내 임직원으로는 김남호 전 폴스타코리아 프리세일즈 총괄이 기재됐다. 지커는 이미 재작년부터 한국 시장을 분석하며 딜러사 선정 등 준비 작업에 들어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커는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산하 브랜드로, 해외에서는 빠르게 판매량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2021년 그룹에서 분사한 이후 글로벌 판매량을 2022년 7만1941대, 2023년 11만8585대, 지난해 22만2123대로 올리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며 4억4천만 달러(약 6450억원)를 조달하기도 했다. 지리자동차그룹은 한국 소비자에 친숙한 르노코리아, 볼보자동차를 보유했는데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할 경우 이런 점을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저가형을 내세운 BYD와 다르게 지커는 프리미엄 전기차를 표방한다. 업계에서는 지커가 한국 시장에 중형 SUV '7X'를 선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국내 상표 등록을 마친 7X는 최고 출력 639마력(사륜구동)의 성능을 갖췄다. 1회 충전으로 최대 543㎞ 주행이 가능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3.8초가 걸린다. 지커 유럽 홈페이지에 따르면, 7X 사륜구동의 가격은 6만3천유로(약 1억원) 수준이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다양한 라인업으로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도 긴장하는 기색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중국 업체들이 BYD가 한국 시장에 어떻게 안착하는지 지켜보면서 차차 한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BYD와 지커 외에도 향후 중국 창안자동차와 샤오펑, 니오 등도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안전성·메이드인차이나 우려는 과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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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지커가 당장은 국내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키기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연이은 전기차 화재로 국내 소비자들의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고,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까지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선 중국 전기차에 대한 안전성이 어느 정도 입증되기 전까지는 의미있는 판매량이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초 한국 법인을 신설하며 귀추가 주목되었던 BYD도 아직까지 국내 시장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의 전기차 보조금 인증 절차 등을 완료하지 못해 출고가 지연되면서 소비자들의 계약 취소까지 이어지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BYD와 달리 프리미엄 차량들과 비교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대림대 김필수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통화에서 "지커의 경우 중국 전기차라는 점과 함께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벤츠, BMW와 경쟁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당장 시장을 점유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라며 "캐즘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당장 고가의 전기차를 사야 할 유인이 부족한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격적인 마케팅은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격화되는 미중 무역 갈등 상황을 감안하면 지커가 국내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필수 교수는 "중국도 대미 무역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 시장은 향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론 K전기차 위협할 수도"…'샌드위치 포위' 우려

중·장기적으로는 이런 중국 전기차의 공급이 국내 완성차 시장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데에는 큰 이견이 없다. 향후 BYD와 지커 등이 현대·기아 전기차 판매 시장을 샌드위치 형국으로 포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덕대 이호근 자동차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지커의 경우 당장은 벤츠, BMW 전기차 가격대로 팔 것으로 보이지만,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져가면서 서서히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과거 기아의 EV9가 미국에서 서서히 가격을 낮춰 판매율을 올렸던 전략을 사용할 경우 현대차·기아도 충분히 위협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전기차 기술력이 빠르게 성장하며 이미지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위협 요인이다. 앞서 BYD는 지난 17일(현지시각) 5분 충전만으로 약 400km를 주행할 수 있도록 하는 초고속 배터리·충전소 '슈퍼e-플랫폼(Super e-Platform)'을 공개하면서 전기차 시장에 충격을 던진 바 있다. 이는 벤츠(10분 325km 충전), BMW(10분 300km 충전), 현대차(18분 388km)를 한참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 교수는 "제원으로 보면 중국산 전기차의 품질과 스펙 면에서 이미 국내 업체와 동등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국내 완성차 업계엔 가격경쟁력과 기술이라는 두 가지 과제가 함께 주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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