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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베네수엘라 원유 수입국에 관세 부과"…베네수엘라 반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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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가 범죄자들 미국에 위장 송환…수입국들에 4월 2일부터 25% 관세"

마두로 정부, 美 WTO 제소 시사…'베네수엘라 원유 최대 수입국' 中도 반발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와 미 셰브런 로고가 붙은 오일 탱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베이징=연합뉴스) 이재림 정성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 추가 관세 부과'를 무기로 베네수엘라 제재 수위를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베네수엘라에서 석유나 가스를 수입하는 모든 국가는 미국과의 모든 교역 과정에서 25%의 관세를 내야 한다"면서 관세 부과 개시일을 4월 2일로 적시했다.

이를 '2차 관세'(Secondary Tariff)라고 설명한 트럼프는 "베네수엘라는 의도적이면서도 기만적으로 수많은 범죄자를 미국에 위장 송환했다"며 "그중 다수는 살인자이며 매우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범죄자들"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를 '미국과 미국이 지지하는 자유에 매우 적대적 국가'라고 단언하면서 "우리는 '트렌 데 아라과' 폭력 조직원을 포함한 이들을 돌려보내는 중요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정부는 최근 미국에 있던 베네수엘라 국적자 200여명을 엘살바도르로 추방했는데, 이들은 대부분 국제 마약 밀매·폭력 집단인 트렌 데 아라과 조직원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다만, 몸 일부에 특정 문양의 문신을 했다는 사실이 조직원으로 간주하는 증거로 제시되는 등 추방자 선별 과정에 불법성과 인권침해 소지가 다분하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미국의 '2차 관세' 부과 방침은 유전 개발 불허 및 석유 거래 제한 등 베네수엘라를 직접 겨냥했던 그간의 제재에 이어 마두로에겐 강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월 26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조) 바이든(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에게 내준 2022년 11월 26일 자 석유 거래 양허를 되돌려놓을 것"이라며 "관련 협정(효력)은 3월 1일부로 종료된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2022년 11월 26일은 전임 바이든 정부가 미국 석유회사 셰브런에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을 확대하고 미국으로 석유 제품을 들여올 수 있는 라이선스를 준 날이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월 31일 리처드 그레넬 미국 대통령 북한·베네수엘라 특별임무대사와의 면담을 계기로 미국 국민 6명을 석방하는 등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제스처를 보여 왔지만, 결과적으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칼날을 피하지 못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강하게 반발하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마두로 정부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성명에서 베네수엘라에 경제 제재를 가한 미국 정부를 '파시스트 우파'로 지칭하며, 미국이 과거 수년간 자국을 정복하려는 '환상'을 품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 무역 질서에서 한 국가가 은밀한 무역장벽을 세우는 방식으로 다른 국가를 정치적으로 압박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WTO 설립 근거 규정 원칙을 상기시킨 뒤 "우리는 국제기구에 모든 조처를 해 세계 경제 질서에 대한 위반 행위를 규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산 석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 역시 미국을 비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은 직·간접적으로 베네수엘라로부터 하루 약 50만3천배럴의 원유·연료 등을 들여왔다. 이는 베네수엘라 원유·연료 수출량의 55%에 달하는 규모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오랫동안 불법·일방 제재와 이른바 '확대관할'(일국의 법률 적용 범위를 나라 밖까지 확대하는 것)을 남용해 타국의 내정을 난폭하게 간섭했는데, 중국은 이를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우리는 미국이 베네수엘라 내정 간섭을 중단하고 불법·일방 제재를 폐지하며 베네수엘라와 다른 국가의 평화·안정·발전에 이로운 일을 많이 하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컨설팅업체 대표 데이비드 골드윈은 "미국의 새로운 관세는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글로벌 수요를 증가시키는 아이러니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중국이나 인도 같은 나라가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할 수 있는 상황에서 베네수엘라산 석유에 접근하기 위해 추가 관세를 감수할 가능성은 적다"고 진단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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