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정기검사서 적발
배우자·동기와 짜고… 7년간 882억 규모
퇴직 후 사모임 통해 임직원 골프 접대도
관련자 8명은 15억대 금품 수수 드러나
은행선 사고 알고도 보고 않고 검사 방해
95억원 부실화… 향후 규모 더 늘어날 듯
빗썸, 내규 없이 임원에 고가 사택 제공
농협조합서도 1083억 부당 대출 적발
금감원은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해관계자 등과의 부당거래에 대한 정기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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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검사 결과, 기업은행에서는 전·현직 임직원과 배우자, 친인척, 입행 동기와 사적 모임, 거래처가 연계된 882억원(58건) 상당의 부당대출이 적발됐다.
기업은행에서 14년간 근무 후 퇴직한 A씨는 기업은행에 재직 중인 배우자를 비롯해 입행 동기, 거래처 관계 등을 통해 친분을 쌓은 임직원 등 28명과 함께 총 785억원(51건)의 부당대출을 받거나 알선한 사실이 드러났다. A씨는 심사역을 맡고 있는 배우자와 지점장인 동기를 통해 허위 증빙 등을 이용한 쪼개기 대출로 토지 구입을 위한 64억원의 부당대출을 승인받았고 자금검토서를 허위로 작성해 공사비 목적의 대출 59억원을 받기도 했다.
A씨는 퇴직 후에도 기업은행 전·현직 임직원들의 사모임 5개에 참여하고 다수 임직원에게 골프 접대를 제공했다. 기업은행 부당대출 관련자 8명은 배우자가 A씨의 회사에 취업하는 방식 등으로 15억70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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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금융업은 고객 돈으로 영업하는 비즈니스로 ‘선관주의(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가 매우 강하게 요구된다”며 “그런데도 금융사들이 이해 상충, 내부 부당거래 등 방지의무를 선언적으로 규정해 조직관리가 미흡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김성태 기업은행장은 “이번 사건으로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금감원 감사 결과를 철저한 반성의 기회로 삼아, 빈틈없는 후속조치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국내 2위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은 임차사택제도를 운영하면서 지원 한도·기간, 보증금회수 등과 관련된 내규 및 내부통제절차 없이 전·현직 임원에게 166억원에 달하는 고가 사택을 제공해 문제가 됐다. 사택을 제공받은 임원은 자신의 거래를 직접 승인하거나 사택 임차를 가장해 개인 분양주택 잔금 납부 목적으로 임차보증금까지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검사를 통해 확인된 부당대출 등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엄정 제재하겠다”며 “관련 임직원 등의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고발·통보하고, 위법사항 및 관련자에 대한 명확한 사실 규명을 위해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미영·윤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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