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 병력 그린란드에 상주
전문가 "피투피크, 전략적인 의미에서 매우 중요"
150명 주둔…레이더로 탄도미사일 발사 탐지 가능
[서울=뉴시스] 댄마크령 그린란드에 있는 미군 레이더 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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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2인자인 JD 밴스 부통령이 그린란드를 직접 방문한다고 백악관이 발표하면서 그린란드의 미군 기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백악관은 25일(현지 시간) 밴스 부통령 부부가 27일 그린란드를 방문해 미군 기지 장병들을 격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밴스 부통령 그린란드 방문은 예정에 없었고, 우샤 밴스 여사와 일부 미국 고위급 인사들만 사흘간 역사 유적지를 방문하고, 개 썰매 대회인 '아바나타 키무세르수(Avannaata Qimussersu)'를 관람할 예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로부터 초청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초청장을 발송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피투피크 미군 기지
피투피크는 그린란드 내 유일한 미군 기지다.
한때 툴레 공군기지로 불렸던 피투피크 미 우주 기지는 그린란드 북서부에 자리 잡고 있고, 미국인들에겐 다소 생소하지만 전략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군사 기지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를 노골화하면서 그린란드는 주목받았다. 밴스 부통령은 이번 방문 때 피투피크 기지를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그린란드는 캐나다와 아이슬란드 사이의 북극 영역에 위치한 아대륙(대륙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통상 섬으로 분류하기에는 큰 지역)으로 광물, 석유, 천연가스가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2025.0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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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투피크에는 약 150명의 공군 및 우주군 병력이 상주하고 있다. 이들은 미사일 방어와 우주 관찰을 담당하며 이곳에 배치된 조기 경보 레이더는 탄도 미사일 발사를 탐지할 수 있다.
미군 주둔 역사
미군의 그린란드 주둔 역사는 그린란드가 덴마크 식민지였던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시작됐다. 나치 독일이 1940년 덴마크를 점령하면서 그린란드는 고립무원 상태가 됐다. 미국은 당시 나치가 장악한 덴마크 대신 주미 덴마크 대사와의 비밀 거래를 통해 미군이 그린란드에 비행장과 기상 관측소를 짓는 협정을 맺었다.
미군은 1941년 그린란드에 상륙했고, 이곳에서 미군은 방어선을 구축하고 독일 잠수함을 탐지하기 위한 기지를 건설했다. 이로부터 10년 미국은 덴마크와의 방위 조약을 통해 기지 운영에 관한 광범위한 권리를 부여받았다.
냉전 기간 툴레 기지는 북극의 핵심 전초기지였다. 이곳에서 미국의 전략 자산인 장거리 폭격기가 소련에 도달할 수 있었고, 두 초강대국 사이의 최단 경로인 극지방 경로로 날아오는 적의 미사일을 감지하기 위한 레이더 시스템이 구축됐다.
당시 미국은 덴마크 정부에 과학 연구용 기지를 짓는다고 했다. 그러나 실체는 소련을 공격하기 위한 핵미사일 기지를 세우는 것이었다. '이아스웜(iceworm)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빙하 아래 격자형으로 터널 21개를 뚫고 레일을 깔아 600기에 달하는 핵미사일을 보관, 이동, 발사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얼음이 불안정해 기지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포기했다. 방사성 물질과 디젤을 포함한 폐기물은 여전히 묻혀 있으며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폐기물이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린란드=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7일(현지시각) 그린란드 누크에 도착해 손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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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툴레 기지 건설로 이곳 주변을 터전으로 삼았던 이누이트족 원주민은 강제 이주를 당했다. 원주민들에게 보상이 이뤄졌지만, 원주민들은 여전히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기지 위치와 기술력
피투피크 기지는 그린란드 북서쪽 해안에 있다. 북극에서 약 1200㎞ 떨어져 있으며, 북위 76도에 위치해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외딴 군사 시설 중 하나다.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인 카나크는 약 112㎞ 떨어진 곳에 있고, 650여 명이 살고 있다. 주민들은 바다표범, 바다코끼리 때로는 북극곰을 사냥하기도 한다.
겨울에는 햇빛을 보기 어렵고, 기온은 영하 30도 이하로 내려간다. 이런 악조건에도 피투피크 비행장은 1년 내내 운영되고, 선박은 해빙기인 여름에만 접근할 수 있다.
피투피크는 미군 방어망의 일부다. 군사 전문가들은 극초음속 미사일과 같은 새로운 위협의 등장으로 피투피크의 조기 경보 시스템은 필수라고 말했다.
퇴역 육군 장교로 북극 방어 전문가인 트로이 J. 부퍼드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우주로 날아가지 않고 저공비행을 하므로 발사되면 요격하기가 어렵다"며 "따라서 조기 경보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고 피투피크가 이러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나 중국이 북미 대륙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면 북극 상공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위성은 극지방에서 잘 작동하지 않으므로 피투피크의 지상 센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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