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 |
(뉴욕=연합뉴스) 김 현 연합인포맥스 통신원 = 뉴욕증시는 연이틀 수직 낙하하며 출발했다.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반발,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시장은 무역전쟁 신호탄으로 간주하고 위험 회피를 가속화하며 또다시 급락했다.
긍정적 '서프라이즈'를 안긴 3월 고용지표도 시장 붕괴를 막기 힘들었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11.79포인트(3.92%) 떨어진 5,184.7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689.35포인트(4.17%) 미끄러진 15,861.25를 각각 나타냈다.
3대 지수는 전날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상반기 이후 최악의 날을 보냈다. 상호관세 후폭풍에 대한 공포가 무차별 투매를 촉발, 시장이 수직 낙하했다. 나스닥지수에 더해 S&P500지수와 다우지수까지 조정 국면(최고점 대비 10% 이상↓)으로 빠져들면서 미국 증시 상장기업들의 시가총액 규모가 하루 새 3조1천억 달러가량 증발했었다.
현재 나스닥지수는 역대 최고 기록(작년 12월16일·20,204.58) 대비 21% 이상, S&P500지수는 최고점(2월19일·6,144.43) 대비 15% 이상, 다우지수는 최고점(12월4일 45,073.63) 대비 13% 이상 후퇴한 수준이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한 지 이틀 만인 이날, "오는 10일을 기해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고했다. 아울러 미국의 상호관세를 무역규칙 위반이라 주장하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의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22만8천 명으로, 전월 (11만7천 명) 대비 11만1천 명이나 늘어났다. 연합인포맥스의 시장예상치(13만5천 명)와 최근 12개월 평균 증가폭(15만8천 명)을 모두 큰 폭으로 상회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보다 훨씬 좋은 고용 수치"라면서 "(정책이) 벌써 잘 작동되고 있다. 우린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이날도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 전 종목이 급락세로 장을 열었다.
백악관 측은 전날 대만에 대한 32% 상호관세가 반도체 칩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엔비디아 주가는 지지를 받지 못했다.
동종업계 AMD 주가는 9% 이상, 퀄컴 6% 이상, 브로드컴 8% 이상 각각 뒷걸음쳤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날 9.88% 미끄러진 데 이어 이날도 8%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 제조업체로 잘 알려진 델 테크놀로지스는 전날 18.99% 폭락하며 S&P500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이날 8% 이상 더 떨어졌다. 모건 스탠리 분석가들은 "관세는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제조업체에 '재앙적'"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인텔은 대만반도체제조회사 TSMC와 파운드리 합작 법인 설립 조건에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이 기대를 모았으나 주가는 8%대 하락세다.
노스라이트 어셋 매니지먼트 최고 투자책임자 크리스 자카렐리는 "좋은 소식이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날, 고무적인 일자리 개선세를 확인했다"며 "안타깝게도 시장은 고용 개선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관세와 무역전쟁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치킨 게임(한쪽이 완승할 때까지 상호 피해를 무릅쓰고 벌이는 게임)에 나서면서 잠재적으로 전 세계 경제가 침체를 향해 하강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월가 시장 전략가 피터 부크바는 3월 비농업 고용 지표를 "4월 2일 글로벌 무역 지진 이전까지의 마지막 고용 보고서"라며 관세 여파로 노동시장이 향후 수개월간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증시 붕괴로 안전자산 미 국채 수요가 치솟으며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19.5bp(1bp=0.01%) 내린 3.86%까지 낮아졌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 그룹(CME Group) 페드워치 툴(FedWatch Tool)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56.4%, 25bp 인하할 확률은 43.6%로 반영됐다. 25bp 인하 가능성이 전일 같은 시간 대비 21.7%포인트나 높아졌다.
한편 이날 유럽 증시도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범유럽지수 STOXX600은 5.33%, 독일 DAX지수는 5.11%, 영국 FTSE지수는 4.88% 각각 급락했다.
국제 유가도 폭락했다.
근월물인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9.29% 내린 배럴당 60.74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6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8.44% 낮은 배럴당 64.22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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