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월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나와 전 목사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유튜브 ‘전광훈TV’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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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하루 뒤 열린 지지자 집회 무대에 올라 “대통령이 검은 카르텔 세력에 희생됐다. 우리의 싸움은 멈추지 않는다”며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선고를 부정했다. 지지자들은 “피를 흘려야 한다”는 등 헌재와 정치권을 향한 거친 위협과 선동을 이어갔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와 자유통일당은 5일 서울 대한문∼동화면세점에서 ‘국민저항권 광화문 국민대회’(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대통령을 살리는 것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거라는 굳은 신념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럼에도 우리는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다. 저 윤상현의 잘못이고 국민의힘 의원들의 잘못이다. 사죄드린다”라며 머리를 숙였다. 윤 의원은 “비록 대통령이 검은 카르텔 세력에 의해 희생됐지만 우리 싸움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전날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를 부정하며 이에 대한 저항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무대에 오른 전광훈 목사와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도 ‘헌재를 해체해야 한다’ ‘피를 흘려야 한다’는 등 과격한 주장을 이어갔다. 전 목사는 “우리는 헌재의 결정에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 헌재의 권위보다 국민저항권의 권위가 더 위에 있다. 헌법재판소는 국민저항권으로 해체시켜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사실은 지금 70%가 넘어갔다. 이번주 안에 끝장을 내기 위해서는 여러분이 10명씩 설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4·2 서울 구로구청장 보궐선거에 나섰던 이강산 자유통일당 후보도 “윤 대통령님이 잠시 자리에서 내려오지만 우리는 전 목사님이 선포하신 국민저항권으로 끝까지 싸워낼 것”이라며 “제가 밑거름이 되어 목숨을 걸고 끝까지 싸워내겠다”고 했다.
이날 무대는 거친 욕설과 위협으로 뒤덮였다. 이들은 “이재명을 때려잡자” “한동훈을 때려잡자”는 구호를 외치며 분노했다. 이계승 천주교 전국평신도회의 대표는 “이재명을 끌어내 처단해야 한다. 입법부·사법부·선관위는 다 썩었다. 국민 혁명을 해야 한다. 피를 흘려야 한다”며 “젊은이의 끓는 피가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다. 목숨 걸고 불의와 싸워야 하지 않겠냐”고 선동했다.
헌법재판관들을 향한 도를 넘는 위협도 지속됐다. 조나단 목사는 헌법재판관들을 향해 “너희들 죽을래?” “우리가 잡으러 간다”며 욕설을 하고 “문형배보다 더 나쁜 X이 정형식이다. 정계선보다 더 나쁜 X이 김복형”이라고 비난했다. 사회자는 “헌법재판소 우파 재판관 세사람은 양심이 있으면 석고대죄를 해야 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탄핵 이전보다는 집회 참여 열기가 다소 줄었지만, 마산·정읍고창·포천·경북의성 등 각 지역명 아래 모인 지지자들은 세종대로 전 차로를 메웠다. 이들은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에서 우비 차림으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고, “사기탄핵!” “불법탄핵!” 등의 구호를 외치며 무대 위 과격한 발언에 호응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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